삼전 2분기 영업익 89조4천억원…성과급 충당금 제외시 106조원
삼전, 5.90% 급락해 주당 30만원 아래로…SK하이닉스도 4.40%↓
전문가들 "시장 참여자 눈높이, 전문가 전망치보다 높았다"
"투자자들, 펀더멘털 악재 없어도 지나친 변동성에 韓증시 이탈"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김유아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사실상 100조원을 넘어서는 역대급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하고도 5% 넘게 급락하면서 코스피가 큰 폭으로 밀리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5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3.69% 내린 7,754.01을 나타내고 있다.
1.64% 내린 7,919.20으로 출발한 지수는 한때 6.00% 급락한 7,568.59까지 추락했다가 내림폭을 조절하는 흐름을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가 각각 5.90%와 4.40% 급락하며 하락을 주도 중이다.
이에 유가증권시장에선 오전 10시 23분께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되기도 했다.
이날 개장전 삼성전자가 컨센서스(시장평균전망치)를 웃도는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재료소멸로 인식한 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대형주 전반의 투자심리에까지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지난달 19일 이후 13거래일째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행진이 이어지고 있고,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리밸런싱 유예 만료로 연기금의 운신이 제약된 상황에서 매도가 시작되자 순식간에 무차별 투매로 확대된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10% 증가한 89조4천억원을 기록, 시장 전망치(약 84조원)를 상회했다. 성과급 충당금을 제외하면 사실상 2분기에만 106조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건 눈높이"라면서 "2분기 역대급 이익에도 차익 매물에 (삼성전자)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기대했던 수준이 전문가들의 전망치보다 훨씬 높았던 까닭에 서프라이즈를 내고도 주가가 내리는 양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반도체 센티멘털이 안 좋은 상황이다보니, 시장은 (더 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했던 것 같다. 그에 따른 일종의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이 홀로 1조5천688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은 1조4천891억원과 567억원을 순매수하고 있지만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다만 이러한 급락 양상은 한국 주식시장에서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글로벌 반도체 전반의 현상으로 보긴 어려운 모습이다.
이 시각 현재 일본 닛케이255 지수는 전장보다 1.12% 내리는데 그쳤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주식시장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대만 가권지수의 경우 오히려 0.74% 상승한 46,899.94를 나타내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가 동반 상승한 가운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2.17% 급등한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유독 한국에서만 증시가 급락한 배경으로는 연초 이후 전날까지 코스피가 무려 91.05% 상승하며 주요국 주식시장 가운데 최대 수익률을 기록, 차익실현 압력이 강한 상황이란 점이 꼽힌다.
이에 더해 지난 5월 말 처음으로 선을 보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시장의 흔들림을 더욱 증폭 중인 것도 문제로 꼽힌다.
실제 코스피 거래대금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평균 거래대금 비중은 6월 16.1%에서 7월(1∼6일) 24.0%로 확대됐다.
많게는 10% 이상 주가가 급등했다가 다시 급락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투자자들의 피로감과 불안도 커지는 모습이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23일 12.31% 급락했다가 이튿날에는 9.84% 급등하는 등 최근 11거래일 사이 6거래일은 내리고 5거래일은 올랐는데, 주가가 내린 6거래일의 일평균 등락률은 -7.26%, 주가가 오른 5거래일의 일평균 등락률은 5.90%에 이르렀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선 거의 이틀에 한 번꼴로 사이드카(매수 2번, 매도 3번)가 발동됐고, 서킷브레이커도 두 차례나 작동했다.
이에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도 장중 85.88까지 오르며 고공행진을 지속 중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VKOSPI가 80∼90을 넘나드는 고변동성 환경에 좀처럼 적응하기가 힘든 상황"이라면서 "이는 변동성에 지친 투자자들로 하여금 단순 수급 이슈로 주가가 빠지는 현상을 펀더멘털상 악재로 과잉 해석하게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당장 지난주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진출,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사용 요청 등의 노이즈에 국내 주식시장이 주가 폭락으로 반응했던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한 연구원은 짚었다.
그는 "고변동성 환경은 당분간 쉽게 안정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일련의 증시 혼란과 변동성을 겪는 과정에서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이익 모멘텀의 연속성 확보가 더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hwangch@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