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예서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을 발판 삼아 세계 기업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89조4000억원에 달하며 글로벌 기업 최고 기록을 보유했던 엔비디아를 뛰어넘었다. 업계에서는 특별성과급 충당금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영업이익이 100조원 안팎에 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은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이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27.74%, 영업이익은 56.21%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129.31%, 1810.26% 늘었다.
이번 실적은 시장 전망치도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기준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영업이익 85조6000억원 수준이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일부 증권사들은 AI 메모리 수요 확대와 메모리 가격 강세를 반영해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번 실적은 글로벌 기업 역사에서도 이례적인 기록으로 평가된다. 종전 최고 기록은 엔비디아가 2027회계연도 1분기(2026년 2~4월)에 기록한 약 535억달러(약 81조9000억원)였다. 삼성전자는 이를 7조원 이상 웃돌며 새로운 분기 영업이익 기록을 세웠다. 애플과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TSMC 등 글로벌 빅테크의 역대 최고 분기 실적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에 특별성과급 충당금이 반영됐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의 10%를 특별성과급 재원으로 지급하기로 노사 합의를 마쳤다. 증권가는 충당금 규모를 최대 20조원 안팎으로 추산하며 이를 제외할 경우 실질적인 영업이익은 100조원을 웃돌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호실적은 반도체 사업이 견인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서버 투자 경쟁이 이어지면서 서버용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했고, 범용 메모리 가격까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은 전분기 대비 약 60% 상승했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역시 DDR4 8Gb 고정거래 가격이 4월 평균 16달러에서 6월 21달러까지 오르며 강세를 이어갔다. 출하량 증가보다 가격 상승 효과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이 이번 영업이익 대부분을 책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 서버용 D램과 HBM 판매 확대가 실적을 견인했고, 파운드리 사업도 주요 고객사 주문 증가와 가동률 개선에 힘입어 적자 폭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은 시장 부진과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등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부진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 사업부가 칩플레이션(반도체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는 AI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만큼 메모리 중심의 호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8%로 1위, 삼성전자가 21%로 뒤를 이었다.
증권가는 하반기에도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HBM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신기록 행진이 계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HBM 판매 확대와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 여부가 하반기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확정 실적 발표를 통해 사업부별 실적과 향후 사업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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