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중증 당뇨병 환자들의 하루는 숫자로 시작해 숫자로 끝난다. 혈당 수치 하나에 컨디션이 좌우되는 삶. 오는 8일 방송되는 KBS1 ‘생로병사의 비밀’ 999회는 이처럼 ‘혈당과 공존하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현실을 깊이 있게 따라간다.
당뇨병은 흔한 질환으로 인식되지만, 일부 환자들에게는 식단 조절을 넘어선다. 저혈당과 고혈당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고도의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있는 중증 환자들은 하루 24시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어린 시절 1형 당뇨를 진단받은 슬기 씨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에는 하루에도 여러 번 채혈과 주사를 반복해야 했지만, 현재는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며 관리 방식을 바꿨다. 기술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식사와 활동 하나하나에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당 식품 개발에도 참여하며 같은 환자들과 정보를 나누고 있다.
태권도 선수를 꿈꾸는 12살 지아 역시 예외는 아니다. 또래와 같은 일상을 보내기 위해, 그는 매 끼니마다 인슐린 투여량을 계산하고 혈당 변화를 수시로 체크한다. 운동 중 갑작스러운 저혈당에 대비해 간식을 준비하는 것도 필수다. 작은 알람 소리 하나에도 즉각 반응해야 하는 삶이지만, 지아와 가족은 이를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문제는 혈당 수치만이 아니다. 장기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눈과 신장, 심장 등 주요 장기로 이어지는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뒤늦게 당뇨를 알게 된 곽성근 씨는 결국 당뇨성 족부감염으로 발가락 절단 수술까지 받았다. 사소한 상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당뇨 관리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럼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이들도 있다. 김현정 씨는 재택 상담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혈당 관리법을 체계적으로 익히며 변화를 만들어냈다. 꾸준한 기록과 전문가 상담은 막연한 공포를 줄이고, 다시 일상을 설계할 수 있는 힘이 됐다.
방송은 환자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현실도 짚는다. 정확한 진단과 지속적인 치료, 정기적인 검진은 물론, 사회적 이해와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당뇨병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평생 함께 관리해야 할 조건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혈당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치열한 하루,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한 작은 변화의 가능성은 오는 8일 밤 10시 KBS1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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