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감독, 홍명보식 실패를 막아라] ① 선임 과정에서 욕 먹으면 감독 능력치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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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감독, 홍명보식 실패를 막아라] ① 선임 과정에서 욕 먹으면 감독 능력치가 떨어진다

풋볼리스트 2026-07-07 07:00:00 신고

홍명보 감독(왼쪽),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대한축구협회 제공
홍명보 감독(왼쪽),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홍명보 감독의 지도력은 모든 면에서 부족했다. 전술, 선수 컨디션 관리, 동기부여 등 크게 세 가지 요인이 다 실패했다. 마치 좋았던 시절이 아예 없는 감독같은 모습이었다.

대표팀 부임 직전까지만 해도 홍 감독은 지금처럼 만신창이가 아니었다. K리그1 2연속 우승은 무능력자가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당시 홍 감독은 분명 나름의 능력이 있었다. 전술적으로는 이때도 뻣뻣했으나 가끔은 대형 변화와 같은 승부수로 성과를 내는 모습도 보였다. K리그1에서 가장 화려하고 국가대표급이 즐비한 선수단을 성공적으로 장악하며 위닝 멘털리티를 심었기 때문에, 국내 감독 중 가장 대표팀 수장감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런데 대표팀에 오자마자 홍 감독의 지도 역량은 수직 하락했다. 전술적으로 더욱 경직돼 월드컵 예선 통과까지 한 대형, 통과 이후 또다른 한 대형 딱 두 가지 패턴으로만 진행했다. 같은 대형 안에서 선수들의 움직임 자유도와 세부사항이 엉망이었다. 차라리 수비에 집중하지도 못했다. 이번 월드컵 48개국 중 전술적으로 최악의 감독 중 하나였다.

여기에 원래 홍 감독의 장점으로 꼽혔던 팀 장악 능력, 선수들의 인망을 사는 능력은 아예 사라지다시피 했다. 올림픽 대표팀 감독 당시 가슴속에 품고 다니는 칼로 너희들을 보호겠다고 명대사를 남긴 감독과, 손흥민 주장직에 대해 모호하게 대답해 자기 새끼를 논란 속에 던져버리는 감독이 같은 사람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였다.

이는 쏟아지는 비난 속에서 지휘봉을 잡은 감독은 원래 역량조차 발휘하기 힘들다는 한 사례가 됐다. 물론 전국민이 찬성하는 선임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감독을 선임해도 비판은 있다. 첫 선임 당시 대중의 반응이 시원찮아도 소기의 성과를 내는 경우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문제는 홍 감독 선임의 경우 대중의 성에 차지 않는다수준이 아니라 축구협회가 여러 겹의 비판을 자초했다는 게 문제였다. 먼저 축구협회가 만들어 놓은 선임 원칙을 스스로 저버렸다. 당시 축구협회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여러 석연치 않은 정황으로 인해 대중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결국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와 징계, 그리고 올해 4월 축구협회의 중징계 취소 소송이 패소하는 과정을 통해 대중의 의심은 사실로 드러났다.

이보다 앞서 진행 중이었던 두 번째 겹은 축구협회에 대한 신뢰가 이미 땅에 떨어져 있었다는 점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당시 정몽규 회장이 전력강화위원회를 유명무실하게 만들고 직접 나섰다. 그리고 클린스만 감독이 근무태도와 성적 등 여러 불만 속에서 경질당했기 때문에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은 애초에 문제 속에서 시작됐다. 홍 감독 선임에 있어 조금만 논란을 키워도 흐름상 몇 배 비판이 따를 상황이었다.

세 번째 겹은 시즌 중 감독을 빼가는 형태와 홍 감독 본인의 말 바꾸기였다. 사실 외국에서도 감독을 시즌 중 빼가는 일은 클럽간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최대한 좋은 모양새를 갖출 수도 있었다. 또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위 두 가지 논란이 이미 발생한 가운데 홍 감독 스스로 논란을 극대화하는 최악의 행보를 보이고 말았다.

이처럼 전국민적인 밉상이 된 상태에서 임기를 시작한 홍 감독은 동메달 감독의 카리스마도, K리그1 챔피언의 운영 능력도 잃어버렸다. 축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부임 초 홍 감독은 길거리에서 행인이 접근해도 긴장할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였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 정상적인 사고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건 흔한 일이다. 즉 홍 감독은 최고의 홍명보가 되어도 부족할 마당에 최악의 홍명보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초해 놓고 임기를 시작한 것이다.

홍명보 월드컵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홍명보 월드컵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홍명보 울산HD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홍명보 울산HD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홍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전무 시절 결과만 나오면 여론은 바뀐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당시에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선임을 밀어붙이는 카리스마로 보인 말이었지만, 본인에게는 전혀 적용되지 않았다. 문제는 여론이 그의 계산을 아득히 넘을 정도로 나빴다는 점이다. 그리고 나쁜 여론은 단순한 변덕이나 오해가 아니라 충분히 그럴 이유가 있어서 나빠졌다. 절차가 잘못되면 여론이 나빠지고, 일정 이상 여론이 나빠지면 결과를 낼 수 없게 된다. 결국 여론을 바꿀 기회는 영원히 잃어버릴 수도 있다.

축구인들은 대중이 뭐라든 자신들이 원하는 감독을 밀어붙여 일단 앉혀놓으면 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앉히는 데서 끝나지 않고 대중의 사랑을 받게 만들려면 홍 감독 선임 과정의 우를 반복하면 안 된다. 이번 실패가 주는 교훈이다.

<홍명보 감독 선임 실패에서 대한축구협회는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까. 이번뿐 아니라 앞으로 모든 선임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실패 요인은 무엇일까. 홍 감독의 시작부터 끝까지 드러난 문제를 여섯 가지로 정리한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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