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하지현 기자 | 고환율이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역직구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 원화 약세로 한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해외 소비자들의 구매 수요가 늘자 11번가와 G마켓 등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셀러 부담을 줄인 사업 모델을 앞세워 중국과 동남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셀러 부담 낮추고 역직구 시장 공략
11번가는 중국 이커머스 기업 JD닷컴과 협력해 중국 역직구 사업을 본격화했다. 중국 크로스보더 플랫폼 'JD월드와이드'에 '11번가 전문관'을 개설하고 K뷰티를 비롯해 식품, 건강기능식품, 패션, 리빙 등 국내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11번가는 셀러의 해외 진출 문턱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판매자는 공급가를 협의한 뒤 셀러오피스에 상품을 등록하고 주문이 발생하면 국내 물류센터에 상품만 입고하면 된다. 이후 상품 매입부터 국제 운송, 통관, 중국 내 배송, 고객응대(CS), 마케팅, 세금 처리까지 모든 과정은 11번가가 맡는다. 판매자는 복잡한 해외 물류와 통관 절차, 비용 부담 없이 중국 시장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구조다.
이를 통해 11번가 판매자들은 배송과 마케팅 등 초기 부담 없이 중국 시장에 진출해 JD닷컴의 방대한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연간 활성 소비자 수가 7억 명을 넘는 JD닷컴은 직매입 기반 유통 구조와 자체 물류망을 갖춘 중국 대표 이커머스 기업으로, 빠른 배송과 정품 판매 정책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해외 사업자를 대상으로 입점부터 마케팅, 주문 이행까지 지원하는 크로스보더 사업도 적극 확대하고 있다.
G마켓도 글로벌 역직구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제휴한 동남아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 라자다(Lazada)와의 연동 판매 상품 수를 기존 700만 개에서 3000만 개로 4배 이상 확대했다.
현재 G마켓 글로벌 판매 프로그램에는 약 1만7000명의 국내 셀러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 상품은 라자다를 통해 말레이시아·베트남·싱가포르·태국·필리핀 등 동남아 5개국 약 1억6000만 명의 소비자에게 판매된다.
이번 확대는 글로벌 판매 시스템을 고도화한 결과다. 기존에는 무료배송 상품만 글로벌 판매 연동이 가능했지만 유료배송과 조건부 무료배송 상품까지 판매 대상에 포함하면서 등록 가능한 상품 수를 크게 늘렸다.
셀러 부담도 줄였다. 해외 주문이 발생하면 판매자는 인천 소재 G마켓 물류센터까지만 상품을 발송하면 되며, 이후 국제 배송과 통관 등 해외 물류 전 과정은 G마켓과 라자다가 담당한다.
실적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G마켓의 라자다 판매 거래액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102% 증가했고, 최근 한 달 거래액도 전월 대비 232% 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G마켓은 이를 기반으로 연말부터 알리바바 그룹의 글로벌 플랫폼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럽·남미·서남아시아 등 신규 시장으로 역직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 원화 약세에 커지는 해외 판매 기회
업계에서는 원화 약세가 이어질수록 역직구 시장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해외 소비자는 같은 달러나 위안으로 더 많은 한국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해외 고객 입장에서는 한국 상품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최근 백화점의 외국인 매출이 증가한 것과 같은 현상이 온라인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며 "셀러 입장에서도 중국이라는 대형 판매 채널이 새롭게 생긴 만큼 해외 판매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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