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판하면 광고 끊는다”는 오래된 관행에 던진 충남도의 ‘경고음’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기자수첩] “비판하면 광고 끊는다”는 오래된 관행에 던진 충남도의 ‘경고음’

투어코리아 2026-07-07 05:01:33 신고

3줄요약
▲류석만 투어코리아뉴스 / 대전·충청·세종본부 본부장.
▲류석만 투어코리아뉴스 / 대전·충청·세종본부 본부장.

[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지방자치단체의 언론 홍보비는 언제부터 ‘정책 홍보 예산’이 아니라 ‘언론 길들이기 예산’으로 오해받기 시작했을까.

겉으로는 행정 홍보와 시민 소통을 위한 재원이라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다른 얼굴을 드러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비판 기사는 줄이고, 칭찬 기사는 늘려라”는 식의 암묵적 압박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처럼 굳어졌다.

이 같은 구조적 관행에 대해 충남도가 정면으로 선을 그었다.

박수현 충남도지사는 최근 대변인 보고회의에서 “비판 보도를 이유로 광고비를 삭감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이미 삭감된 경우 즉시 원상 복구하라”고 지시했다.

나아가 “향후에도 비판 언론에 대한 불이익은 없다”고 못 박았다.

말은 단순하지만 무게는 가볍지 않다. 지방정부가 사실상 관행처럼 이어져 온 ‘보도 성향에 따른 예산 차등 집행’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건 셈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부 지자체에서는 행정 비판을 이어가는 언론을 향해 광고 집행을 축소하거나 배제하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압박을 행사해 왔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문제는 이 구조가 제도 밖에서 은밀하게 작동해 왔다는 점이다. 기준은 불투명하고, 판단은 자의적이며, 결과는 일방적이다.

결국 공공예산이 정책 홍보가 아니라 ‘보도 태도 평가표’처럼 활용되는 왜곡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 박 지사의 발언은 단순한 원론이 아니라, 지방정부 홍보 예산 운용의 기준을 다시 묻는 신호로 읽힌다. “언론은 감시자이자 동반자”라는 표현 역시 흔한 수사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 말이 실제 행정 집행 기준으로 이어질 경우 의미는 달라진다.

다만 한 가지 짚어야 할 지점도 있다. ‘비판 언론에는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는 선언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예산 집행 기준의 투명화와 제도적 장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선언만으로는 관행을 바꾸기 어렵고, 담당자 재량이라는 이름 아래 과거의 방식이 다시 되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지원 확대’라는 또 다른 축이다. 지역 언론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방향 자체는 필요할 수 있으나, 이 또한 자칫하면 새로운 형태의 유도 장치로 작동할 위험이 있다. 지원과 통제 사이의 경계는 생각보다 얇다.

언론은 칭찬 기관이 아니라는 도지사의 발언은 상식에 가깝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상식이 가장 자주 흔들린다.

공공의 감시를 받아야 할 권력이 오히려 보도의 색깔을 따져 예산을 조정하는 순간, 언론의 독립성은 구조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충남도의 이번 메시지가 단발성 선언에 그칠지, 아니면 지방정부 홍보 예산 집행의 기준 자체를 바꾸는 출발점이 될지는 이제 실행 과정에서 드러날 것이다.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광고비는 ‘상과 벌’이 아니라 ‘공공의 정보 전달 비용’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