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해인 기자] 영화 ‘슈퍼걸’이 흥행에 실패하며 DC 진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슈퍼걸’이 초라한 성적으로 퇴장을 앞두고 있다. 흥행을 기대한 DC 코믹스 기반의 히어로물이었음에도 오늘(7일)까지 1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오는 29일 공개되는 마블 진영의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개봉일에 뛰어넘을 수도 있는 관객수다. DC는 왜 이렇게 고전하고 있는 걸까.
영화는 전체적으로 무난했다. 새로운 히어로 카라 조엘(밀리 앨콕 분)이 제대로 첫 선을 보인 이 작품은 관객에게 그의 트라우마와 특징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카라 조엘은 트라우마 탓에 외톨이로 살며 술에 빠져 사는 인물이다. 그러다 복수심에 타오르는 루시(이브 리들리 분)를 외면하지 못하고 뜻밖의 여정에 뛰어들게 된다. 이들은 함께하며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이처럼 ‘슈퍼걸’은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들의 성장과 연대를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사실, 앞서 언급한 무난함은 히어로물에 있어 치명적인 단점이기도 하다. ‘슈퍼걸’은 서사가 진행될수록 새로운 캐릭터가 가졌던 신선함은 점점 떨어지고, 관객이 이 장르에 기대했던 캐릭터들의 케미와 액션에서의 재미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캐릭터의 매력부터 희미했다. 슈퍼걸과 여행을 함께하는 루시는 의욕만 앞서 답답한 행동으로 극의 전개를 더디게 한다. 기대를 모았던 로보(제이슨 모모아 분)의 활약은 더 미미하다. 기괴한 분장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직 아쿠아맨으로 DC의 부흥을 이끌었던 배우를 이렇게 소비해서는 안 됐다.
더 최악은 빌런 캐릭터에 있다. 이런 장르에서는 강렬한 적만 잘 만들어도 긴장감은 자연스레 따라오게 되어 있다. ‘슈퍼걸’의 빌런은 크렘(마티아스 쇼에나에츠 분)으로, 약탈과 폭력을 일삼는 정복자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걸맞은 카리스마가 부재했고, 악독해 보이지도 않았다. 액션신에서의 위압감은 더 떨어졌으며, 왜 이 캐릭터가 ‘슈퍼걸’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인지 러닝 타임 내내 증명하지 못했다.
계속해서 언급하는 액션신은 히어로물의 기준에서 보면 처참했다. 슈퍼걸이 행성에 따라 힘의 차이가 있다는 것만 잘 보일 뿐, 흥이 나지 않는다. 슈퍼걸이 압도적인 스피드와 힘으로 적과 맞서는 신만 해도 타격감이 부족해 시원시원한 맛이 없다. 잭 스나이더가 DC의 수장으로 있을 때와 비교하면 액션신의 완성도는 너무도 떨어진다. 잭 스나이더 시절에도 DC 작품을 향한 많은 비판이 있었지만, 적어도 액션신만큼은 묵직했고 통쾌함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슈퍼걸’은 캐릭터 설명서 같은 영화였다. 히어로물로서 관객의 마음을 흔들 요소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DC만의 색깔이 옅어져 ‘슈퍼걸’ 이후의 작품들도 큰 기대가 되지 않는다. 잭 스나이더 시절에는 다크하고 암울한 분위기가 있어 다른 히어로물과 변별점이 확실히 있었다. 잭 스나이더 시절을 극찬하는 것도, 그 분위기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처럼 만들어서는 미래가 밝지 않다는 거다. DC가 가지고 있는 매력, 그리고 더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어필할 방법을 더 고민할 시점이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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