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엔화 약세로 일본의 수입차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선전으로 수입 전기차 시장은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은 올해 상반기(1~6월) 일본의 수입차 판매량이 11만7,896대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감소한 수치로,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수입 전기차(EV)는 1만9,862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40% 급증했다. 이로써 수입 전기차 판매는 8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전체 수입차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2%에서 올해 17%로 5%포인트 상승했다.
성장을 이끈 것은 미국 테슬라였다. 테슬라는 일본 내 판매량을 공식 공개하지 않지만, 대부분 테슬라 차량으로 분류되는 '기타' 항목의 판매량은 1만2,197대로 전년 대비 2.7배 증가했다.
테슬라 판매 확대에는 정부 보조금과 마케팅 전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월 테슬라 차량에 대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최대 지원 한도인 130만 엔에 가까운 127만 엔으로 인상했다. 여기에 테슬라는 지난 4월부터 일정 기간 차량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자사 급속충전망 이용 요금을 3년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상반기 판매량은 2,399대로 지난해보다 40% 증가하며 일본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했다.
반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부진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만3,064대로 전년 대비 8% 감소했고, BMW는 1만3,872대로 21% 줄었다.
업계에서는 엔화 약세가 수입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소비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럽 자동차 제조사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일본 수입차 시장 전체가 매우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일반 수입차 시장은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정부 지원과 충전 인프라 확대에 힘입은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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