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 통제’ 틈새 파고든 中 모델, 가격 앞세워 기업 수요 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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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I 통제’ 틈새 파고든 中 모델, 가격 앞세워 기업 수요 흡수

투데이코리아 2026-07-06 18:1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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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 화면에 엔트로픽의 웹사이트 페이지와 회사 로고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컴퓨터 화면에 엔트로픽의 웹사이트 페이지와 회사 로고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미국 정부가 자국 인공지능(AI) 기업의 최신 모델 접근을 제한하는 사이 중국 AI 모델이 기업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저렴한 이용료와 오픈형 모델을 앞세워 비용 부담이 커진 미국 기업들의 수요를 흡수하고 있으며, 미국 내에서는 기술 통제가 오히려 중국 AI의 확산을 돕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로이터통신(Reuters)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앤트로픽의 고성능 AI 모델 ‘미토스5’와 ‘페이블5’ 제공을 제한한 기간 중국 AI 모델로 전환하거나 사용 비중을 늘린 미국 기업들이 증가했다. 미 상무부의 수출통제 조치는 지난달 30일 해제됐지만, 약 2주간 이어진 접근 제한은 중국 모델의 가격 경쟁력을 부각하는 계기가 됐다.

대표 모델은 중국 Z.AI가 개발한 GLM과 문샷AI의 키미(Kimi)다. 두 모델은 코딩 작업이나 장시간 업무 처리에 강점을 보이며, 일정 토큰 수 기준 이용료가 앤트로픽 최신 모델의 20분의 1 수준에 그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특히 Z.AI가 지난달 공개한 GLM-5.2는 서방 AI 업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GLM-5.2가 코딩과 에이전트형 작업 능력에서 미국 주요 모델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으며, 비용은 훨씬 낮아 서방 개발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로뉴스도 GLM-5.2가 앤트로픽과 오픈AI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내세우고 있으며, 100만 토큰 규모의 컨텍스트 창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중국 AI의 강점은 가격과 개방성이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미국 기업들은 모델 구조와 학습 방식 상당 부분을 비공개로 운영하는 폐쇄형 전략을 취해왔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오픈형 또는 오픈웨이트 모델을 내세워 개발자와 기업이 자체 환경에서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AI 사용료 부담이 커진 점도 중국 모델 확산을 뒷받침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코딩, 문서 분석, 고객 응대, 업무 자동화 등 장시간 작업에 쓰이면서 비용과 직결되는 토큰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

배런스(Barron’s)는 중국 모델들이 미국 주요 모델 대비 최대 97%의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일부 기업은 중국 모델을 자체 호스팅하거나 미국 클라우드 환경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기업들의 사용 사례도 늘고 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지난달 소셜미디어를 통해 AI 이용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코인베이스가 AI 이용료 급등 이후 GLM과 키미 사용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에어비앤비와 우버 등도 중국 AI 모델의 사내 활용을 검토하거나 일부 적용한 기업으로 거론됐다.

AI 모델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의 이용량 변화도 중국 모델 확산을 보여준다. 닛케이에 따르면 연초 중국 AI 이용량은 미국 모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2월 이후 여러 차례 미국 모델 이용량을 웃돌기 시작했다. 6월 말 한 주간 중국 AI 이용량은 25조 토큰으로 5월 말보다 두 배 늘었고, 미국 AI보다 78% 많았다.

6월 기업별 점유율에서는 딥시크가 19%로 1위를 차지했다. Z.AI와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도 사용량을 크게 늘린 반면, 구글과 오픈AI의 비중은 줄었다. 오픈라우터는 이용자들이 가격에 더 민감해지고 있다며 중국 AI의 우위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미국 정부의 규제는 중국 AI 확산을 둘러싼 논쟁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앤트로픽의 미토스5와 페이블5에 대해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외국인 접근을 제한했다. 이후 앤트로픽은 안전장치와 정부 보고 체계 마련에 합의했고, 상무부는 18일 만에 수출통제를 철회했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 AI 개발을 견제하기 위해 엔비디아 고성능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통제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이 저가 오픈형 모델로 기업 수요를 넓히면서, 반도체 통제만으로는 AI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국 기업의 ‘증류’ 의혹도 논란이다. 증류는 고성능 AI 모델의 출력 결과를 다른 모델 개발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효율적으로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으나 미국 주요 AI 기업들은 허가 없는 증류를 금지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달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조직적으로 증류를 하고 있다며 미국 상원의원들에게 대응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는 미국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최첨단 모델을 개발하더라도 중국 기업들이 저비용 모델과 오픈형 생태계를 통해 빠르게 따라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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