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여름철 서늘한 촉감을 선사하는 고운 옷감이 탄생하기 이전 치열한 노동의 시간을 길어 올린 기획전이 막을 올린다. 국가유산청 산하 국가유산진흥원은 서울 삼성동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에서 'GOOD MOSI, 좋은모시 굿모시 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가유산진흥원 공모 전시에 선정된 우리베연구소가 주최·주관해 ‘한산모시짜기’의 근간이 되는 원재료인 모시풀(태모시)과 모시실(굿모시)에 주목한 국내외 섬유예술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태모시는 모시풀의 가공단계에 따라 모시풀 줄기에서 긁어낸 원료이다. 굿모시는 태모시를 쪼개어 만든 모시실 덩어리이다.
‘한산모시짜기’는 국가무형유산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 직조기술로, 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모시 제작의 핵심인 ‘모시실(굿모시)’은 한산 지역에서 모시풀 줄기를 갈라 이어놓은 모시실 덩어리를 일컫는 말이다. 전시는 모시 원재료의 중요성과 아름다움에 주목하며 모시풀 수확에서부터 모시실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관람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통 소재인 모시 원재료의 다양한 활용을 보여주고자 국내외 섬유예술가들의 작품도 소개한다. 한국, 일본, 중국, 아르헨티나 등 다양한 국적의 작가 20명이 참여하며, 모시 원재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과 뜨개 소품 등 총 80여 점이 전시된다.
국내 주요 작품으로는 한국적 소재로 꾸준히 작업해 온 섬유예술가 신영옥의 '어느 맑은 날Ⅱ'가 있다. 오래되고 고운 모시 실타래를 얇게 떠서 직조한 작품으로, 원료 특유의 섬세한 미감을 드러낸다. 유경숙의 '무용지물'은 직경 1.2미터의 대형 작품으로, 대나무에 모시풀을 촘촘히 감아 담아내는 형태이면서 일상적 용도를 넘어서는 독창적인 조형미를 보여준다. 김보연의 '십여년전 어느 날'은 모시풀(태모시) 자체를 직조하여 한산 지역과 모시밭, 장인과 모시에 대한 기억을 담아냈다.
해외 작가들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모시 작품도 눈길을 끈다. 일본의 풀 섬유 작가인 야마모토 아마요카심의 'knitted textile'은 작가가 채취한 모시풀로 직접 실을 가늘게 만들어 뜨개한 작품으로 실의 가느다란 결이 촘촘히 얽히며 만들어내는 질감이 특징이다. 또한, 중국 섬유 작가인 우디디의 'Funnel of time'은 각기 다른 굵기와 질감의 모시실을 자연스럽게 섞어 직조해 대자연과 시간의 유려한 어우러짐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전시 기간에는 일본의 전통 직조 방식인 ‘안깅(Angin) 짜기’와 ‘한산 태모시 손질’ 공개 시연 행사도 마련된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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