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책방] 타인의 무표정에 상처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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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책방] 타인의 무표정에 상처받는 이유

뉴스컬처 2026-07-06 08:54:00 신고

책 '뇌는 왜 친구를 원하는가'. 사진=더퀘스트
책 '뇌는 왜 친구를 원하는가'. 사진=더퀘스트

 

[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스마트폰과 배달 애플리케이션만 쥐어지면 방구석에서 수년을 버틸 수 있는 시대다. 비대면 일상이 익숙해지며 은둔형 청년과 고독사가 중대한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다. '뇌는 왜 친구를 원하는가'는 자발적 은둔을 택한 인류를 향해 과학적 경고장을 날린다. 스탠퍼드대 신경과학자 벤 라인은 타인과의 교류 단절이 감정적 우울감을 배제하더라도 생존을 위협하는 치명적 질병이라고 단언한다.

저자는 외로움을 신경계에 가해지는 물리적 폭력으로 규정한다. 고립 기간이 늘어나면 인체는 심각한 생존 위기로 착각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과다 분비한다. 장기화할 경우 신체 항염 체계가 망가지고 혈관 조직 파괴를 촉발한다. 노년기에는 타격이 한층 가혹하다. 대뇌피질 두께가 감소하고 기억 중추인 해마가 위축돼 치매 발병 확률을 두 배가량 끌어올린다. 사망률 역시 남성 78%, 여성 57% 폭증한다.

타인과 교감하는 행위는 필수 영양소 섭취와 일치한다. 연인과 포옹하거나 지인과 눈빛을 교환할 때 옥시토신, 세로토닌, 도파민 등 유익한 화학물질이 쏟아져 나온다. 인지 능력을 방어하는 천연 치료제이자 신경망을 튼튼하게 다지는 근력 운동 역할을 수행한다. 승강기에서 마주친 이웃에게 건네는 짧은 인사, 단골 카페 직원과의 가벼운 대화조차 놀라운 치유력을 발휘한다.

인간은 어째서 자꾸 고독 속으로 파고들까. 해답은 진화 과정에서 누적된 뇌의 미세한 오류에서 찾을 수 있다. 외부와 단절된 상태가 굳어지면 판단 회로가 오작동을 일으킨다. 상대방의 무표정을 맹렬한 거부로 왜곡하고, 낯선 이를 무조건 위험 요소로 간주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텍스트 위주 소통의 편리함에 취해 방어적 태도를 고수할수록 세상과 영영 멀어지는 수렁에 빠진다.

해결책은 결코 거창하지 않다. 모니터 앞을 떠나 문밖으로 나서는 작은 실천이면 충분하다. 미소를 띠고 대화 상대의 제스처를 따라 하는 기법, 진심 어린 눈맞춤 등 실용적인 관계 복원 기술을 상세히 담았다. 진통제를 복용하면 인간관계에서 겪는 정신적 고통까지 줄어든다는 실험 결과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나 홀로 삶을 권장하는 문명의 기만을 반박하며, 연대와 소통만이 인류가 살아남을 유일한 해법임을 역설한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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