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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에이프릴바이오(397030) 창업자인 차상훈 대표가 보유주식 일부를 IMM 측에 매각하며 약 582억원을 현금화했다. 앞서 에이프릴바이오가 IMM·TKG그룹 측으로부터 3468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창업자의 구주 매각까지 확인되면서 이번 거래의 윤곽이 뚜렷해졌다. 2013년 학내 벤처로 출발한 에이프릴바이오가 창업자 중심 체제에서 외부 자본과 결합한 플랫폼 바이오텍으로 전환하는 변곡점에 섰다는 게 업계 평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차 대표는 지난달 24일 보유주식 177만주를 주당 3만2890원에 장외매도했다. 총 거래 규모는 약 582억원이다. 매수자는 IMM자산운용과 IMM스케일업바이오제1호다. IMM자산운용이 106만2000주, IMM스케일업바이오제1호가 70만8000주를 각각 인수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차 대표의 보유주식은 기존 442만5000주에서 265만5000주로 줄어든다. 지분율도 18.96%에서 11.34%로 낮아진다. 에이프릴바이오가 차 대표가 교수 창업 형태로 세운 회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창업 약 13년 만에 창업자가 일부 엑시트에 나선 셈이다.
구주 매각 공시가 이뤄진 지난 1일 이후 에이프릴바이오의 주가는 연일 하락했다. 공시 전일인 지난달 30일 에이프릴바이오의 종가는 4만550원이었으나 1일 3만8650원으로 1900원(4.7%) 하락한 데 이어 2일 35050원(-9.3%), 3일 3만2700원(-6.7%)로 3거래일 만에 7850원(19.4%) 하락했다.
이처럼 투심이 악화된 데에는 차 대표의 구주 매각 단가가 시장가와 유상증자 발행가를 모두 밑돌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차 대표의 구주 매각가는 주당 3만2890원으로, 계약 당일 정규장 종가 3만9700원보다 약 17% 낮다. IMM 측 보통주 유상증자 발행가인 3만4620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경영권 재편 과정에서 이뤄진 구주 거래임에도 창업자 지분에 별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되지 않은 것처럼 비춰지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하반기 임상·기술이전 모멘텀을 앞둔 상황에서 차 대표가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에 지분을 대량 매각했다는 점도 투자자 불신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이번 거래를 단순히 창업자의 이탈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바이오벤처 대표들이 그렇지만 보유 지분의 평가가치는 수천억원에 달해도 실제 손에 쥔 현금은 많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이번 구주 매각은 차 대표가 창업 이후 처음으로 의미 있는 규모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성장 과정에서 창업자가 지분 가치 일부를 현금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회수 과정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구주 거래는 회사로 들어가는 신주 투자와는 성격이 다르다. 앞서 에이프릴바이오는 총 3468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 자금은 회사의 연구개발과 운영자금으로 유입된다. 반면 차 대표 구주 매각대금 약 582억원은 차 대표 개인에게 지급되는 돈이다.
시장에서는 거래 시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이미 두 차례 기술수출 성과를 낸 플랫폼 기업이다. 반감기 연장 플랫폼 ‘SAFA’를 기반으로 한 APB-A1과 APB-R3는 각각 글로벌 파트너사를 통해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임상 데이터와 후속 기술이전 가능성 등 굵직한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왜 지금 경영권 변동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이번 거래가 에이프릴바이오의 자금 수요라기보다 외부 투자자 측 제안에서 출발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와 구주 거래는 에이프릴바이오가 먼저 적극적으로 매각을 추진했다기보다 외부 투자자 측이 먼저 접근해 논의가 시작된 것”이라며 “특히 TKG 측이 복수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개발하는 방향을 제안하고 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에이프릴바이오의 R&D 방향성도 바뀌게 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에이프릴바이오는 기존에 제한적인 현금을 바탕으로 우선순위가 높은 파이프라인을 순차적으로 개발하는 전략을 택했으나 이번 대규모 자금 유입 이후 복수 파이프라인을 병렬적으로 키우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플랫폼 바이오텍의 가치는 단일 파이프라인보다 플랫폼에서 파생되는 후보물질의 수와 확장성에 좌우되는 만큼, 투자자 측도 에이프릴바이오의 SAFA 플랫폼을 더 공격적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차 대표가 구주 매각 후에도 주요 주주로 남는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차 대표가 대표이사와 연구개발 총괄로서 어느 정도의 역할을 이어갈지다. 바이오텍에서 창업자의 리더십은 단순한 지분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에이프릴바이오의 핵심 자산인 SAFA 플랫폼과 파이프라인 전략은 차 대표의 연구 경험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그의 잔류 여부와 역할은 기업가치 평가의 중요한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에이프릴바이오는 이제 창업자 개인의 리더십에 의존하던 바이오벤처에서 대형 자본과 결합한 플랫폼 바이오텍으로 넘어가는 변곡점에 섰다"며 "대규모 자금 조달이 단순한 지배구조 변화에 그치지 않고 복수 파이프라인의 개발 속도와 추가 기술수출 성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차상훈 에이프릴바이오 대표 약력
△1963년 1월 18일 출생
△강원대학교 환경학과 졸업
△미국 몬태나주립대학교 미생물학 석사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캠퍼스(UC Davis) 면역학 박사
△미국 UC데이비스 의과대학 박사후연구원
△미국 에모리대학교 방문연구원
△1995년 강원대학교 의생명과학대학 교수 임용
△1997~1999년 마크로젠 면역담당 고문
△2000년 아이지세라피 설립
△2006~2007년 싱가포르 국립의대 소아과 교환교수
△2013년 1월 에이프릴바이오 교원창업 및 대표이사 취임
△2022년 7월 에이프릴바이오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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