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명 반대 시위…행사 저지 시도했으나 실패
AfD "방화벽이 우리 키웠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정당 지지율 1위를 달리는 극우 성향 독일대안당(AfD)이 4일(현지시간) 격렬한 반대 시위 속에 전당대회를 열었다. 이날은 과거 나치당(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NSDAP)이 인근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아돌프 히틀러(1889∼1945)에게 권력을 몰아준 지 정확히 100년 되는 날이다.
일간 벨트 등에 따르면 AfD 전당대회가 열린 튀링겐주 에르푸르트에는 이날 새벽부터 전국에서 모인 시위대가 시내 도로 12곳을 봉쇄하고 전당대회 저지를 시도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기준 에르푸르트에 집결한 시위 참가자를 3만1천명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열렸다. 반대 진영의 봉쇄를 예상한 대의원들이 새벽부터 행사장 안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AfD는 전당대회를 시작하기 5시간 전인 오전 5시에 이미 대의원 600명 중 540명이 모였다고 전했다.
AfD가 당내 행사를 열 때마다 크고 작은 시위가 열린다. 그러나 이날 시위가 유독 격렬했던 이유는 오는 9월 주의회 선거에 앞서 2년 임기의 공동대표를 뽑는 날인 데다 전당대회 날짜와 장소가 가진 역사적 의미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나치당은 1926년 7월 3∼4일 에르푸르트 이웃 도시 바이마르에서 일명 제국당대회를 열어 히틀러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청년 조직 '히틀러 유겐트'를 만들었다. 현재 독일을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에서 법으로 금지된 나치 경례와 구호 '하일 히틀러'(히틀러 만세)도 이 행사를 통해 당내 공식 인사법으로 굳어졌다.
이 때문에 좌파 진영은 AfD가 일부러 날짜와 장소를 맞춰 잡아 도발했다고 주장한다. 안드레아스 아우드레치 녹색당 원내부대표는 "AfD가 이곳 에르푸르트에서 의도적, 노골적으로 히틀러 정당 NSDAP의 전통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AfD는 전당대회 저지에 실패한 시위대가 행사장 바깥에서 소음을 내며 행사를 방해하는 가운데 알리스 바이델과 티노 크루팔라를 2년 임기 공동대표로 다시 선출했다.
독일 기성 정당들은 AfD와 어떤 경우에도 협력하지 않는다는 일명 방화벽 원칙에 따라 AfD를 고립시키고 있다. 그러나 오는 9월 작센안할트·베를린·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의회 선거를 앞두고 AfD가 주정부 권력을 잡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AfD는 옛 동독 지역인 작센안할트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에서 여론조사 지지율 40% 안팎으로 단독 정부 수립을 노리고 있다.
나치를 연상시키는 언행으로 악명 높은 튀링겐주 AfD 대표 비외른 회케는 이날 연설에서 "방화벽이 우리를 키워줬다"며 "이제 우리는 독일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이 됐다. 곧 동독 지역에서 첫 주총리를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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