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 조수빈 기자] 8개월 가까이 공석이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자리에 이성훈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이 임명됐다. 공공택지 직접시행과 매입임대 확대, 조직개편 등 굵직한 현안이 맞물린 시점에 국토교통 정책 실무와 지방 건설 행정을 모두 거친 인사가 수장에 오르면서 LH의 정책 집행과 내부 의사결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LH는 제7대 사장으로 이성훈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이 임명됐다고 3일 밝혔다. 임기는 2029년 7월까지다.
이 신임 사장은 1973년 충북 청주 출생으로 충북고와 고려대 토목환경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기술고시 출신 국토교통 관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국토교통부 부동산개발정책과장, 물류정책과장, 지역정책과장, 기술정책과장, 정책기획관 등을 거쳤다.
이력상 강점은 LH의 주요 사업 영역과 정책 경험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점이다. 부동산개발정책과 지역정책은 공공택지와 도시·지역 개발 업무와 연결되고, 기술정책 분야 경력은 건설 품질과 공사 관리, 안전 관리 체계와 맞닿아 있다. 물류정책과장 경험까지 더하면 국토 공간과 기반시설 정책 전반을 다뤄온 셈이다.
지방 행정 경험도 갖췄다. 이 신임 사장은 2021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경기도 건설국장을 지냈다. 중앙부처에서 제도를 설계한 경험에 더해 광역 지방정부에서 건설 행정을 맡은 이력은 대규모 개발사업을 현장에서 조율해야 하는 LH 운영에 힘을 보탤 수 있는 부분이다.
이후 국토교통부 기술정책과장과 정책기획관을 거쳐 2023년 9월부터 2025년 1월까지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기후정책국장을 맡았다. 건설·주택 분야에서도 탄소 감축과 녹색 인프라 전환이 중요한 변수로 부상한 만큼, 기후정책 경험은 향후 LH의 도시·주거 사업 방향을 넓히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대통령실에서는 2025년 6월부터 국토교통비서관으로 근무했다. 관가에서는 이 신임 사장이 국토교통 현안과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대통령실과 국토교통부 간 조율 업무를 맡아온 만큼, 정부 정책 기조를 LH의 사업 집행 체계로 연결하는 데 강점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인사는 장기간 이어진 LH 리더십 공백을 해소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LH는 이한준 전 사장이 지난해 사의를 표명한 뒤 면직되면서 약 8개월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돼 왔다. 수장 공백이 길어지며 공급 확대와 조직개편, 재무 관리 등 주요 현안의 의사결정 속도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신임 사장 선임으로 사업 추진 체계를 다시 정비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시장 관심은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 쏠린다. 정부가 추진 중인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서 LH는 공공택지 운용 방식 일부를 직접 시행으로 전환하고, 매입임대 공급을 늘리는 핵심 집행기관 역할을 맡고 있다. 신임 사장 취임을 계기로 공공택지 직접시행과 비아파트 매입임대 확대 등 공급 프로그램의 실행력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 공급대책에는 LH가 수도권 공공주택용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직접 시행해 2030년까지 착공 가능한 물량을 확보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비아파트를 활용한 수도권 매입임대주택 공급 확대 역시 LH가 중심 역할을 맡는 사업이다. 공공택지 직접 시행은 토지 조성부터 주택 건설, 분양·임대 운영까지 사업 전반을 LH가 주도한다는 점에서 공급 일정 관리와 사업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발주와 착공 목표도 LH의 역할을 부각시키는 대목이다. LH는 대규모 공사·용역 발주를 통해 건설 경기와 주택 공급 흐름을 뒷받침하고, 수도권 공급 물량 착공 목표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건설 원가와 부동산 경기 변동성이 여전한 상황에서도 신임 사장 체제 출범으로 발주, 착공, 사업관리 전반의 추진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조직 개편 논의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출범한 LH 개혁위원회에서는 LH의 개발사업 기능과 공공임대주택 운영·자산관리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 등이 거론돼 왔다. 업계에서는 신임 사장 취임을 계기로 공공주택 공급 역량을 강화하고 임대주택 자산관리 체계를 정비하는 논의가 보다 구체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LH 조직개편은 기관 내부 구조 조정에 그치지 않고 공공주택 공급 체계와 재무 구조, 임대주택 운영 방식까지 함께 조정하는 작업이다. 개발 기능의 효율성을 높이고 공공임대 부문의 자산관리 체계를 정교화하면 공급 추진력과 재무 관리 역량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 신임 사장은 정부 개혁 방향과 조직 내부 실행 체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 신임 사장은 국토교통부와 대통령실을 거치며 정책 조율 경험을 쌓은 만큼 LH 운영에서도 강점을 보일 수 있다”며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공공택지 직접시행, 매입임대 확대, 조직개편, 재무 관리가 한꺼번에 맞물린 상황에서 정책 이해도와 현장 경험을 겸비한 리더십이 LH의 실행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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