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가 잇따라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내 집 마련은 물론 전세 유지마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전세 계약을 연장한 세입자들 사이에서는 다음 계약 시점의 보증금 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집값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도 "내 집 마련을 사실상 포기했다",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해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으로 이주를 고민하고 있다"는 글이 잇따르며 무주택자의 불안 심리를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출범 이후 대출 규제 강화와 규제지역 확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이른바 '6·27 대책'과 '10·15 대책'을 비롯한 강도 높은 부동산 정책을 시행했다. 올해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도 종료하며 시장 안정에 나섰지만, 가격 상승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아파트값은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3억2979만원으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3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보다 3.1% 상승한 수치다.
자치구별로는 평균 매매가격이 6억원 이하인 곳이 도봉구 한 곳만 남았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외곽 지역들마저 올해 들어 6억원을 넘어서면서 서울 전역의 가격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전세시장도 불안하다. KB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한강 이남 11개 자치구의 중위 전셋값은 7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다시 7억원대를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이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올해 5월 준공 물량은 전월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했으며, 1~5월 누적 입주 물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줄었다. 착공과 인허가 실적 역시 감소세를 보이며 향후 신규 주택 공급 부족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에도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이 약 2.5% 추가 상승해 연간 상승률이 4.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권대중 한성대학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주택 공급 지표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시중 유동성이 유지되면 가격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인허가와 착공 감소는 수년 뒤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전셋값 상승이 다시 매매가격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부담과 주거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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