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정근기자] 현대자동차 그랜저가 6월 내수 시장에서 다시 존재감을 증명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SUV와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도 그랜저는 월 판매 1만대를 넘기며 현대자동차의 대표 세단 역할을 이어갔다.
현대자동차는 2026년 6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6.2% 감소한 5만8,232대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세단 판매는 총 2만253대였고, 그랜저는 1만62대로 현대자동차 전체 차종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쏘나타는 5,102대, 아반떼는 4,316대였다.
그랜저의 6월 판매가 더 눈에 띄는 이유는 단순히 세단 1위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랜저 한 차종의 판매량은 쏘나타와 아반떼를 합친 9,418대보다도 많았다. 중형 세단과 준중형 세단 수요를 합친 것보다 대형 세단 그랜저의 수요가 더 컸다는 의미다.
초기 반응도 강했다.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더 뉴 그랜저는 출시 첫날에만 1만277대 계약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11월 출시된 6세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1만7,294대에 이어 역대 페이스리프트 모델 중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그랜저의 강점은 분명하다. 첫 번째는 브랜드 신뢰도다. 그랜저는 오랜 기간 국내 대형 세단 시장에서 고급 세단과 패밀리 세단의 경계를 모두 잡아온 모델이다. 법인 수요, 중장년층 개인 고객, 패밀리 세단 수요까지 폭넓게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이 꾸준한 판매의 기반이다.
두 번째는 고급화 전략이다. 더 뉴 그랜저 출시 첫날 계약에서 최상위 트림인 캘리그래피 비중은 41%를 차지했다. 기존 그랜저의 캘리그래피 선택 비중보다 1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가격이 낮은 대형 세단이 아니라, 고급 사양을 갖춘 플래그십 세단으로 그랜저를 선택하고 있다는 의미다.
세 번째는 상품성 변화다. 더 뉴 그랜저에는 현대자동차 최초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인 플레오스 커넥트가 적용됐다. 대형 언어 모델 기반 생성형 AI 에이전트인 글레오 AI를 통해 차량 제어, 지식 검색, 여행 일정 추천, 대화형 정보 제공 등을 지원한다. 대형 세단이 단순 이동 수단을 넘어 지능형 모빌리티 공간으로 진화했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다.
실내 경쟁력도 강화됐다. 더 뉴 그랜저는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와 슬림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자와 탑승자가 필요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전동식 에어벤트, 스마트 비전 루프, 기억 후진 보조, 1열 모니터링 시스템 등 편의·안전 사양이 추가됐다.
하이브리드 수요도 그랜저의 핵심 경쟁력이다. 더 뉴 그랜저 출시 첫날 계약에서 가솔린 모델 비중은 58%, 하이브리드 모델 비중은 40%로 집계됐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친환경차 고시 등재 일정에 따라 고객 인도 시점이 하반기로 예정돼 있어 초기 계약은 가솔린 중심으로 형성됐지만, 하이브리드 선호도 역시 높게 나타났다.
파워트레인 선택지가 넓은 점도 강점이다. 더 뉴 그랜저는 가솔린 2.5, 가솔린 3.5, LPG 3.5, 가솔린 1.6 터보 하이브리드 4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가솔린 2.5 4,185만 원, 가솔린 3.5 4,429만 원, 하이브리드 4,864만 원, LPG 4,331만 원부터 시작된다.
주행 완성도도 보강됐다. 현대자동차는 더 뉴 그랜저에 차체 보강과 서스펜션 개선, 유압제어 리바운드 스토퍼를 적용해 승차감과 안정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적용 범위도 기존 20인치 휠 사양에서 19인치 휠 사양까지 확대됐다.
결국 그랜저의 6월 판매 1위는 우연이 아니다. 더 뉴 그랜저는 기존 그랜저가 가진 대형 세단의 신뢰감에 플레오스 커넥트, 글레오 AI, 하이브리드, 고급 트림 선호, 강화된 편의 사양을 더했다. SUV 수요가 강한 시장에서도 그랜저가 1만대 판매를 넘긴 배경이다.
현대자동차 내수 판매가 전년 대비 감소한 상황에서도 그랜저가 1만 대 이상 판매한 점은 의미가 크다. 그랜저는 여전히 현대자동차의 내수 판매를 떠받치는 핵심 차종이며, 더 뉴 그랜저 투입 이후 대형 세단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다시 증명한 것에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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