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출판사가 신간을 출간하는 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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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출판사가 신간을 출간하는 기준은?

바자 2026-07-02 13:34:00 신고


IN A SMALL PRESS 1


선명한 목소리로 독자를 먼 곳으로 데려다주는 책을 펴내는 소규모 출판사. 편집자의 손을 거쳐, 지금 막 세상에 나오려는 책들이 모인 공간을 찾았다.


1988년 초판이 출간된 바버라 G. 워커의 〈여성 상징 사전〉은 국내에서는 주제별로 나뉘어 총 4권으로 완간을 앞두고 있다
1988년 초판이 출간된 바버라 G. 워커의 〈여성 상징 사전〉은 국내에서는 주제별로 나뉘어 총 4권으로 완간을 앞두고 있다

얼핏 방대해 보이지만 이 모든 주제는 일관성 있게 연결되어 있다. 여성과 젠더, 동물과 식물, 생태, 환경, 신화와 상징, 돌봄. 지금 필요한 이야기를 훼손하지 않고 담아내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돌고래

김희진 대표


출간의 기준 종교, 신화와 자연물 속 상징을 탐구한 전설적 페미니스트 연구자 바바라 G. 워커의 〈여성 상징 사전〉부터 결혼식과 패스트 패션, 아마존강의 핑크 돌고래까지. 얼핏 방대해 보이지만 이 모든 주제는 일관성 있게 연결되어 있다. 여성과 젠더, 동물과 식물, 생태, 환경, 신화와 상징, 돌봄. 지금 필요한 이야기를 훼손하지 않고 담아내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작은 출판사의 시선 2001년 편집자 일을 시작해 민음사 인문 교양 브랜드 반비를 만들고 10년간 편집장으로 일한 뒤, 2022년 돌고래 출판사를 차렸다. 문학 잡지 〈릿터〉를 만들 당시, 주제와 특집을 정해두고 편집하는 방식이 흥미로웠는데, 그 경험이 생태 전환 매거진 〈바람과 물〉을 만든 계기가 되기도 했다. 큰 회사에서는 데이터와 보고서, 매출 목표 등 출판계의 흐름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 숫자보다 감각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 서점가에서는 큰 출판사가 독점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막상 나와보니 큰 출판사들이 중심을 잡아주는 덕분에 작은 곳들이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결국 책을 읽는 독자를 향해 함께 균형을 맞춰나가야 하는 일이다.

종이책의 감각 종이책은 활자만으로는 담을 수 없는 감각을 담아낼 수 있다. 표지, 이미지, 글의 순서까지. 편집자, 마케터, 디자이너 각각의 브랜딩이 필요한 시대다. 전체 산업을 분석하고 판단하기보다 때로는 자기만의 감각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해졌다. 〈돌봄과 작업〉을 낼 무렵 마케터들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표지의 일러스트도 제목도 시장의 논리와 다르다는 평이 많았다. ‘엄마’의 이야기는 좀 더 따뜻하게 가야 하는데 너무 세고 이상하다고.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반영할 수 없었다. 이미 그렇게 나오는 책은 많았고, 비켜나간 선택을 고집했다. 책이 나온 뒤 마이크로 독자층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수십 년의 출판 경험이나 데이터가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관행을 피해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올해의 신간 이지영 작가의 〈수상할 만큼 완벽한 결혼식〉은 지금의 웨딩 산업을 입체적으로 다룬다. 작가가 직접 준비하면서 느낀 고뇌가 담겨 있다. 멀리서 사안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건 쉬운 일이지만, 구체적이고 복잡해지면서 깊이가 생긴 경험이야말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다. 박경선 작가의 〈노들섬과 세운상가〉는 설계사 출신으로 10년간 공무원을 지낸 작가가 서울의 공간을 바라보는 책. 지금 막 세상에 나온 〈이 망할 세상에서 사랑이라니〉는 트랜스젠더 법률가 활동가가 쓴 연애 실용서다. 관계 맺기가 어려워지는 시대에 서로 소통하고 용서하고 사과하는 법을 10년간 연구해 썼다. 8월에는 맹미선 작가의 케이팝 아이돌을 주제로 한 신간이 나올 예정이다. 팬덤을 이야기하다 보면 바람직한 관점이나 사회 현상으로 취급하는 시선이 많은데, 이 책은 그 문화를 좋아하는 작가의 감각이 한시도 떨어지지 않은 채 바라본 시선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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