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앞 '일베·극우' 근조화환 설치...보낸 사람 처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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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고 앞 '일베·극우' 근조화환 설치...보낸 사람 처벌될까?

로톡뉴스 2026-07-02 12:28: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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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배재고 앞에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 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 비하’ 논란이 불거진 배재고등학교. 이달 1일 기준, 배재고 앞에는 근조화환 9개가 설치됐다.

학교 앞을 지나던 시민들은 화환 문구를 살펴보며 우려를 나타냈다. 일부 또래 학생은 근조화환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고 화환을 무너뜨렸다.

근조화환 자체가 모욕 수단 될 수 있어

논란은 배재고 야구부 일부 학생들이 광주제일고와의 경기 중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구호를 외친 뒤 확산됐다. 일부 화환에는 ‘일베’, ‘극우’, ‘박멸’, ‘쓰레기’ 등의 표현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근조화환은 통상 애도의 뜻을 전하는 물건이다. 그러나 이번처럼 항의나 비판의 뜻으로 학교 정문 앞에 세워졌다면, 단순한 물건 설치가 아니라 시각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표현 행위로 볼 수 있다.

판례도 모욕을 말이나 글에 한정하지 않는다.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은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시하는 것을 뜻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화환 문구와 화환 설치라는 시각적 장면은 함께 평가될 수 있다.

다만 대법원은 모욕죄를 판단할 때 개인의 인격권과 표현의 자유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는 무례한 표현이나 경미한 수준의 욕설이 사용됐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모욕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집단표시 모욕은 “누구를 겨냥했는지”가 먼저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피해자가 특정돼야 한다. 배재고 전체 학생을 향한 막연한 비난이라면 개별 학생이 피해자로 특정됐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 학교 전체처럼 구성원이 넓은 집단에 대한 표현은 원칙적으로 개별 구성원에 대한 모욕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

집단표시에 의한 모욕을 다룬 판례들도 이 지점을 본다. 집단 규모가 작거나, 표현 경위와 주변 사정상 집단 안의 개별 구성원을 지칭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특정성이 인정될 수 있다. 반대로 집단이 크고 구성원이 넓다면 특정 개인의 사회적 평가가 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이번 사안에서도 배재고 전체 학생을 향한 표현인지, 논란의 직접 당사자로 지목된 야구부를 향한 표현인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야구부는 학교 전체보다 범위가 좁고 이번 논란과 직접 연결된 집단이다. 따라서 화환 문구가 야구부 선수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만한 정황이 있다면, 일반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경우보다 특정성 인정 가능성은 커질 수 있다.

그래도 곧바로 개별 선수에 대한 모욕이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문구 내용, 설치 경위, 당시 사회적 맥락, 주변 사람들이 그 표현을 누구에 대한 것으로 이해했는지 등을 종합해서 봐야한다.

고소가 있어야 처벌 절차로 이어져

모욕죄는 친고죄다. 설령 화환 설치 행위와 문구가 모욕죄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이 점은 처벌 가능성을 판단할 때 중요하다. 사회적 비난이 크거나 온라인에서 논란이 커졌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로 특정될 수 있는 사람이 실제로 고소하는지, 고소 내용이 특정 문구와 특정 피해자를 어떻게 연결하는지가 절차의 출발점이 된다.

명예훼손죄는 모욕죄와 구별된다. 대법원은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반드시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고, 그 사실은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띠어야 한다고 본다.

이 기준에서 보면 ‘극우’, ‘쓰레기’ 같은 표현은 구체적 사실을 밝힌 것이라기보다 평가나 경멸적 표현에 가깝다.

따라서 명예훼손보다는 모욕 쟁점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화환에 특정인이 어떤 행위를 했다는 구체적 사실이 적혀 있었다면 명예훼손 문제도 별도로 검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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