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8년 종료 예정이던 청약통장 소득공제를 상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 부담을 덜고 감소하는 청약통장 가입자를 붙잡기 위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청약통장은 오랫동안 무주택자의 대표적인 '내 집 마련 통장'으로 불려왔다. 일정 기간 꾸준히 납입하면 국민주택이나 민영주택 청약에 필요한 자격을 갖출 수 있고, 소득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직장인과 사회초년생들의 필수 금융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부동산 시장 침체와 청약 경쟁률 변화, 높은 분양가 등의 영향으로 가입자가 꾸준히 감소하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이달 말 발표할 세제개편안에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를 일몰 없이 계속 운영하는 내용을 담기로 했다. 현재는 총급여 7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와 배우자가 청약통장에 납입한 금액 가운데 연 300만원 한도에서 40%를 소득공제받을 수 있다. 연간 최대 120만원의 소득공제 대상이 되는 구조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6.30/뉴스1
그동안 청약통장 소득공제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효력이 종료되는 '일몰제' 적용 대상이었다. 정부는 2017년부터 3년 단위로 제도를 평가해 연장 여부를 결정했고, 지난해에도 종료 시점을 2028년 말까지 연장했다. 하지만 올해 초 재정경제부는 특별한 필요성이 없으면 일몰이 도래한 제도는 종료하는 원칙을 세우면서 청약통장 소득공제 역시 2028년 이후 폐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 이후다.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취약계층 지원과 서민 금융, 벤처기업 지원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세제 혜택은 관행적으로 일몰을 반복하기보다 상시 제도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약통장 소득공제 역시 대표적인 무주택 서민 지원 제도라는 점에서 상시화 대상에 포함됐다.
정부가 제도 유지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청약통장 가입자가 빠르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보면 올해 5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는 약 2480만명으로 1년 전보다 32만명 이상 감소했다. 가입자 수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청약통장 가입자가 감소한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서 청약에 당첨돼도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경우가 늘었고, 금리 상승으로 예·적금 등 다른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내 집 마련 시기를 늦추거나 부동산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약통장은 단순한 저축상품이 아니다. 국민주택은 물론 민영주택 청약에도 활용되는 기본 자격이 된다. 청약 가점제에서는 무주택 기간과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기간 등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반영된다. 가입 기간이 길수록 유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당장 집을 살 계획이 없더라도 가능한 한 일찍 가입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특히 청약통장은 한 번 가입 기간이 쌓이면 시간이 자산이 되는 금융상품으로 평가된다. 중간에 해지하면 그동안 쌓은 가입 기간이 사라질 수 있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정부가 소득공제를 상시화하려는 것도 가입자들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통장을 유지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소득공제는 세액공제와도 차이가 있다. 소득공제는 과세 대상이 되는 소득 자체를 줄여주는 방식이다. 반면 세액공제는 계산된 세금에서 일정 금액을 직접 차감한다. 청약통장은 소득공제 방식이 적용되므로 개인의 소득 수준과 적용 세율에 따라 실제 절세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조세지출 제도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평가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연간 감면 규모가 큰 제도는 의무적으로 심층 평가를 실시하고, 일몰이 없는 제도 역시 5년마다 효과를 검토해 유지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즉 상시화가 추진되더라도 아무런 평가 없이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번 조치는 청약통장을 단순한 세금 혜택이 아니라 무주택 서민의 주거 사다리로 계속 유지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부동산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청약 제도가 앞으로도 실질적인 내 집 마련 통로 역할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