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정부의 하반기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시작된 첫날, 테슬라코리아가 국내 주력 모델들의 가격을 최대 700만 원까지 일제히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하반기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결과가 발표된 1일부터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주요 모델 가격을 조정했다.
모델 3의 경우 후륜구동(RWD) 트림이 기존 4199만 원에서 4699만 원으로 500만 원 올랐고, 롱레인지 트림은 5299만 원에서 5999만 원으로 700만 원 인상됐다. 고성능 퍼포먼스 트림도 6499만 원에서 6999만 원으로 500만 원 뛰었다.
모델 Y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프리미엄 RWD 트림은 4999만 원으로 동결됐다. 그러나 롱레인지 AWD 트림은 6399만 원에서 6699만 원으로, 모델 Y L은 6999만 원에서 7299만 원으로 각각 300만 원씩 올랐다.
이번 인상이 논란이 된 핵심 이유는 타이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날 올해 처음 도입한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35개 신청 업체 중 27개 사가 하반기 보조금 대상으로 선정됐다. 테슬라코리아도 당연히 이름을 올렸다. 반면 중국 BYD와 지커는 탈락했다. 보조금 수혜가 확정된 당일 가격 인상이 단행된 셈이다.
보조금 심사 과정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당초 정부가 제시한 초기 평가 기준이 수입차 제조사에 불리하게 설계됐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정부는 심사 기준을 일부 완화했다.
이 과정을 거쳐 테슬라가 최종 보조금 대상으로 선정됐고 바로 그날 가격 인상이 이뤄지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보조금이 결국 가격 인상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됐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테슬라의 잦은 가격 변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테슬라는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수시로 가격을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해왔다.
시장 상황이나 환율 변동에 따라 수백만 원씩 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이 반복됐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불만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번 인상 역시 테슬라 측은 환율 상승 등을 배경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보조금 승인 당일 인상이 단행됐다는 점에서 테슬라의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올해 1~5월 누적 판매량 2만 8,449대를 기록한 모델 Y 프리미엄 RWD의 가격은 동결됐다. 그러나 장거리 주행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주로 선택하는 롱레인지 트림의 가격이 대폭 오르면서 실질적인 구매 부담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이 하반기 테슬라 판매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조금을 유지하더라도 인상폭이 워낙 큰 만큼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다.
테슬라코리아의 이번 가격 인상이 하반기 판매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보조금 정책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예준 기자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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