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김예준 기자]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이달부터 국내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전격 제외됐다. 국내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판매를 늘려온 BYD에 직격탄이 떨어진 셈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처음 시행된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에서 총 35개 제작·수입사 가운데 27개 업체가 최종 보급사업 수행자로 선정됐다.
승용 부문에서는 기아, 현대자동차, 테슬라코리아, BMW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볼보자동차코리아, 폴스타오토모티브코리아 등 10개 업체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BYD는 명단에서 빠졌다.
이번 평가의 핵심 항목을 들여다보면 BYD의 탈락 배경이 보다 선명해진다. 평가는 기술개발 역량(10점), 공급망 기여도(40점), 환경정책 대응(15점), 사후관리·지속성(20점), 안전 관리(15점) 등 5개 항목으로 구성되며 총점 60점 이상을 받아야 보급사업 수행자로 선정된다.
이 중 배점이 가장 높은 항목이 바로 공급망 기여도(40점)다. 국내 부품 조달 비중이나 현지 생산 기여도 등을 평가하는 항목이다. 중국에서 차량을 생산해 완성차 형태로 수입하는 BYD 입장에서는 구조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운 항목이다.
사실상 공급망 기여도 항목이 이번 탈락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대·기아를 비롯해 테슬라, BMW, 벤츠 등 보급사업 수행자로 선정된 브랜드들은 국내 생산 또는 국내 부품 조달 비중이 높거나, 국내 연구개발 투자 실적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BYD와 결정적인 차이를 보인다.
동일한 전기차를 판매하면서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브랜드와 받지 못하는 브랜드로 나뉘게 된 셈이어서 소비자 입장에서의 체감 가격 차이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보조금 탈락의 파장은 적지 않다. 상반기 서울시 기준 BYD 차종에 책정된 보조금은 돌핀 141만 원부터 씰 219만 원 수준이었다. 금액 자체가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BYD의 핵심 경쟁력이 가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보조금이 사라지면 소비자가 실제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늘어나는 만큼 저가 전략을 앞세워온 BYD의 가격 경쟁력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BYD는 돌핀, 씰, 아토3 등을 앞세워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왔다. 합리적인 가격에 준수한 성능을 갖춘 모델들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왔으나 이번 보조금 탈락으로 가격 메리트가 약화될 경우 판매 모멘텀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BYD코리아는 "전기차 보급 제도와 관련한 정부의 정책 결정을 존중한다"며 "소비자 권익 증진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BYD가 자체 보조금 지원이나 가격 인하 등의 대응책을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
한편, 이번 조치는 1년간 시행되며 내년 상반기 재평가를 통해 보급사업 수행자를 다시 선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BYD가 국내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다음 평가를 준비하더라도 내년에 기준을 통과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보조금 없이도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예준 기자 ky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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