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폭로된 이번 사건의 핵심은 단순한 채무 불이행이 아니다. 피해자를 완벽하게 속이기 위해 동원된 치밀한 기만 전술에 있다. 육 씨는 대중이 이미 자신과 딸의 절연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을 역으로 이용했다. "이미 화해했다"는 거짓말을 뇌리에 심어주기 위해 휴대전화 두 대를 교묘히 교차 사용하며 '가짜 모녀 대화'를 창조해 냈다. 대형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인 '미스트롯'이나 실체 없는 '200억 프로젝트' 같은 화려한 수식어는 피해자의 눈을 가리는 완벽한 가림막이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대중의 눈길을 끈 대목은 방송인 노홍철과 개그우먼 박나래의 이름이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범죄 심리 전문가들은 사기 피의자들이 막다른 길에 몰렸을 때 흔히 '제3의 권위'나 '대중적 인물'을 끌어들인다고 지적한다. 육 씨 역시 투자금 반환 압박이 거세지자, 대중에게 친숙한 연예인들의 이름을 방패막이로 삼았다.
"박나래 때문에 회사 사정이 어렵다"거나, 과거 딸의 공개 연인이었던 노홍철을 소환해 "노홍철에게 돈 입금을 부탁했다"며 보여준 가짜 메시지들은 모두 빚 독촉을 미루고 의심을 희석하기 위한 시간 벌기용 카드였던 셈이다. 이처럼 피해자가 신뢰할 만한 인물들을 촘촘히 엮어내는 기법은 전형적인 전방위 기만 수법에 해당한다.
이번에도 잔혹한 잔상의 피해는 온전히 가수 장윤정의 몫으로 남았다. 이미 2013년 방송을 통해 전 재산 탕진과 10억 원대 부채 사실을 고백하며 가족과의 단절을 선언했던 장윤정이다. 십수 년째 단 한 번의 교류도 없었다는 장윤정 측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낸 배경에는, 본인의 억울함 해소보다 '친모가 내 이름을 팔아 제2, 제3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것만은 막겠다'는 절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현재 육 씨는 지난 4월 고소당한 이후 휴대전화나 카드 등 최소한의 생활 흔적마저 지운 채 행방을 감춘 상태다. 법조계에 따르면 피의자의 소재 불명으로 수사는 잠정 중단됐지만, 유명인의 이름을 도용한 악질적인 범죄인 만큼 추적은 계속될 전망이다. 스타의 그늘 뒤에서 벌어진 이번 잔혹사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대중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 iMBC연예 DB | 사진출처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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