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공급” 구호만 요란…용산·과천 등 핵심 현장은 ‘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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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공급” 구호만 요란…용산·과천 등 핵심 현장은 ‘답보’

직썰 2026-07-01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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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 [연합뉴스]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 [연합뉴스]

[직썰 / 임나래 기자] 정부가 “닥치고 공급”을 외치며 대규모 공급 물량 확보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용산, 과천 등 핵심 공급지는 이해관계 충돌과 인허가 문제에 발목이 잡혀 공급 구호만 앞서고 있는 셈이다.

전셋값 상승과 매물 부족으로 인한 주거 불안 속, 공급 지연은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려 매수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따라서 공급계획이 청사진에 그치지 않으려면 사전 조율과 갈등 관리에 속도를 내 기존에 발표한 사업부터 정상 궤도에 올려야 한다. 

◇“공급 늘린다”는 정부…청사진은 쌓이는데 현장은 제자리

29일 KB부동산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1.43%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매 수요가 임대차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전세 매물은 줄고 가격은 올랐다. 수요 억제 정책에도 신규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도 공급 확대를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 1월 29일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하며 “접근성이 높은 도심 유휴부지를 활용해 6만가구를 신속히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공급 목표도 공격적이다.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수도권에서 135만가구 이상 착공하고, 올해에만 공공택지 5만3000가구와 도심 공급 5만8000가구 등 총 11만가구를 착공할 예정이다.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사업이 지연된 비아파트 물량 10만가구도 조속히 착공한다. 가용 사업을 최대한 끌어모아 공급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2월 5일 경기도 과천 한국마사회 본관 앞에서 경마공원 이전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마사회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2월 5일 경기도 과천 한국마사회 본관 앞에서 경마공원 이전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발표는 빨랐지만 착공은 멀었다…태릉·과천·용산 ‘갈등 데자뷔’

정부의 공급 청사진은 빠르게 늘고 있으나 하지만 실제 사업은 각종 이해관계와 인허가 문제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태릉CC 부지에 1만가구를 공급 계획을 발표했지만, 주민 반발과 교통대책, 국가유산청 협의 등에 발목이 잡혀 사업은 장기간 표류했다. 결국 이재명 정부 들어 공급 규모를 6800가구로 줄여 다시 추진하고 있지만, 최초 발표 이후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다.

과천 경마장과 용산국제업무지구도 태릉CC와 유사 경로를 밟고 있다. 정부가 먼저 대규모 공급계획을 발표하고, 뒤늦게 지역 주민과 관계기관의 반발이 터지면서 사업이 협의와 조정의 늪에 빠지고 있다.

과천 경마장 부지는 공급계획 발표 직후부터 과천 시민과 한국마사회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주무부처와 한국마사회가 사전 협의 여부를 두고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으면서 ‘마사회 패싱’ 논란까지 불거졌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역시 정부와 서울시 간 협의가 핵심 변수다. 양측은 주택 공급 규모를 놓고 팽팽한 이견을 보였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며 서울시 정책은 연속성을 확보했지만, 반대로 정부와 서울시 간 갈등 구도도 이어질 수 있다.

◇신뢰 흔들리면 매수심리 자극…“물량보다 중요한 실행력”

정부가 어느 때보다 공급 대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계획 물량은 쌓이고 있지만, 정작 핵심 사업지에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관계기관 간 엇박자가 이어지고 있다. 공급 일정이 거듭 밀리면 주거 불안이 장기화하는 것은 물론, 정부가 발표한 물량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떨어진다.

특히 수요 억제책이 강화된 상황에서 공급 계획마저 예정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실수요자들이 향후 주택 부족을 우려해 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공급 대책이 시장을 안정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불안 심리를 키우는 셈.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용산국제업무지구나 과천 경마장처럼 토지 수용이 필요한 사업은 일반적인 협상처럼 중간 지점을 찾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사업을 추진하거나 하지 않거나의 문제인 만큼 이해관계 충돌이 발생하면 일정 지연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맞아야 하는데 지금은 수요 억제에 정책 무게가 실려 있는 만큼, 단순히 공급 계획을 발표하는 것만으로는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주택 공급은 착공부터 입주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업인 만큼 정부가 제시한 공급 계획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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