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만성콩팥병 환자가 미국 보다 말기신부전 위험이 1.66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원장 남재환)이 대한신장학회(이사장 최범순)와 협력해 발표한 ‘국내 성인 만성콩팥병 팩트시트」(2026 KOREA CKD FACT SHEET)’ 에 따르면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팩트시트는 국립보건연구원과 대한신장학회 누리집에 공개하는 동시에 전국 보건소에 배포한다.
◆전국 14개 대학병원 4,000명 15년 추적…국내 최대 규모 코호트
이번 팩트시트는 전국 14개 대학병원에서 약 4,000명의 성인 만성콩팥병 환자를 최장 15년간 추적 관찰(중도 탈락률 20% 미만)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국내 만성콩팥병 환자의 고유한 임상 특성을 환자와 가족, 의료진은 물론 일반 국민도 알기 쉽게 정리한 것이 특징이다.
KNOW-CKD는 2011년부터 성인, 소아, 신장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국내 최대 규모의 만성콩팥병 장기 추적 코호트 연구로, 연구책임자는 서울대병원 오국환 교수다.
주관기관인 서울대학교병원을 포함해 총 24개 병원, 약 214명의 연구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연구대상자는 성인·소아·신장이식 후 만성신장병 환자 등 총 5,582명이다.
인구학적 정보, 임상·진단의학 정보, 건강행태·영양, 인지·정신건강 등 총 1,480종의 지표와 혈액·소변·DNA 등 인체유래물을 수집했으며, 현재까지 국제 학술지 183편 이상을 출간하고 한국인 만성신장병 진료 지침을 제정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한국인, 미국 환자보다 말기신부전 위험 1.66배…사망 위험은 낮아
미국 대표 만성콩팥병 코호트인 CRIC와의 비교 연구 결과, 한국인 만성콩팥병 환자는 미국 환자 대비 콩팥 기능 악화 위험도가 약 1.66배 높았고, 연간 사구체여과율(eGFR) 감소 속도도 약 2.2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콩팥 기능 악화는 사구체여과율이 50% 이상 감소하거나 투석·이식 등 신대체요법이 필요한 말기신부전 발생을 의미한다.
이는 한국인 환자가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미국 환자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조기 관리가 중요함을 보여준다.
다만 사망 위험도는 한국인 환자가 미국 환자보다 약 0.5배 낮게 나타나, 진행 위험과 사망 위험 간 양상이 다르게 관찰됐다.
◆혈압·LDL콜레스테롤 동시 조절 시 신기능 저하 위험 급감
수축기 혈압 120mmHg 미만과 LDL 콜레스테롤 70mg/dL 미만을 동시에 달성한 환자군의 신기능 약화 위험비는 0.64로, 두 지표 모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군(위험비 1.00)보다 위험이 크게 낮았다.
당화혈색소 관리도 심혈관 사건과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성인 만성콩팥병·2형 당뇨병 환자 70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당화혈색소를 7.0% 미만, 7.0~7.9%, 8.0% 이상 세 군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8.0% 이상 군의 심혈관 사건 위험비는 7.0% 미만 군 대비 2.0배로 나타났다.
◆중강도 운동 환자, 심혈관질환 53%·사망 위험 58% 감소
신체활동 정도와 예후의 연관성도 확인됐다.
중강도 이상의 신체활동을 꾸준히 실천한 환자는 신체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환자 대비 심혈관 합병증 발생 위험이 53% 낮았고, 사망 위험은 58% 낮게 나타났다.
또한 사구체여과율이 60mL/min/1.73㎡ 미만인 환자 중에서도 중등도·고강도 운동을 많이 하는 경우 말기신부전 발생 위험이 낮았다.
◆골다공증 동반 시 사망 위험 2.96배…철분결핍·수면 이상도 위험 요인
골다공증이 동반된 만성콩팥병 환자의 사망 위험은 골밀도가 정상인 환자보다 2.96배 높게 나타났다.
이는 성인 만성콩팥병 환자 2,089명을 대상으로 대퇴 경부 골밀도 검사 결과에 따라 정상, 골감소증, 골다공증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다.
철분 결핍 환자의 사망률도 높았다.
트랜스페린 포화도(TSAT)가 25% 미만인 환자는 25% 이상 45% 이하인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비가 1.44로, 44%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주요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비(1.38)의 증가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수면시간도 삶의 질과 밀접하게 연관됐다.
투석 전 만성콩팥병 환자 중 수면시간이 5시간 이하로 짧은 경우 7시간 수면 대비 육체적 삶의 질 저하 위험이 3.23배, 정신적 삶의 질 저하 위험이 2.37배 높았다.
9시간 이상으로 지나치게 긴 수면도 육체적 삶의 질 저하 위험 2.80배, 정신적 삶의 질 저하 위험 2.08배로 나타나, 너무 짧거나 긴 수면 모두 삶의 질 저하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라인 수립의 핵심 기초자료 될 것”
대한신장학회 최범순 이사장은 “이번 팩트시트는 15년간 축적된 정교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양인과 다른 한국인 만성콩팥병 환자만의 고유한 특성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매우 크다”며 “향후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라인 수립과 보건정책 수립의 핵심 기초자료를 생산하고 보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 김원호 부장은 “만성콩팥병이 지속 증가 중인 상황에서 KNOW-CKD 연구 성과는 장기간에 걸쳐 환자와 연구자가 함께 만들어 온 소중한 연구 자산”이라며 “이번 연구 성과를 정리한 팩트시트는 만성콩팥병에 대한 이해를 돕고 국민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팩트시트는 (국립보건연구원 누리집) 알림자료>홍보자료>간행물)과 (대한신장학회 누리집)에 공개되며, 전국 보건소 등 관련 기관에도 배포될 예정이다.
[메디컬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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