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봉연 기자] 정부가 호남권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첨단산업 투자에 속도를 내며 국가균형발전 구상을 본격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지역 편중 논란에 대해 “역사적 불균형을 바로잡는 과정”이라고 규정하며 수도권 일극 체제 해소 의지를 분명히 했다.
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해 시행했던 공공부문 차량 2부제도 즉시 전면 폐지하도록 지시하며 실용주의 국정 운영 기조도 재확인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논란 정면돌파…“새로운 환경이 만든 불균형 완화 기회”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발표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과 관련해 “이 사안만 보면 호남지역에 투자가 조금 많은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역사적으로 누적된 투자량을 비교한다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지역 편중 논란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지역 차별 운운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모두 이해를 해달라”며 “아픈 과거지만 영호남 차별이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호남이 배제와 차별을 통해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오히려 전화위복이 돼 용수나 전력, 용지가 잘 관리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반도체 관련 산업은 전력과 용수, 토지가 가장 중요한 산업인데 수도권에서는 더는 전력과 용수를 구할 수 없는 상태”라며 “때마침 AI 열풍으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 됐고 여력이 있는 공간이 호남이어서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 차별을) 억지로 교정할 수는 없었는데, 마침 새로운 환경이 그 불균형을 조금이나마 완화할 상황을 만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해외 아닌 조국 선택한 기업인에 감사”…내각·정치권 향해 초당적 협조 당부
이 대통령은 전날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의 의미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는 차별과 배제, 불균형을 낳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는 동시에 전국이 고른 성장 기회를 누리도록 ‘모두의 성장’ 시대를 여는 핵심 열쇠”라며 “대한민국의 더 큰 도약을 위해 담대한 결단을 내려 준 기업인 여러분께 다시 감사드린다”고 했다.
공직사회를 향해 전방위적인 행정 지원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해외가 아닌 조국의 미래를 선택한 여러분의 결정이 틀린 결정이 되지 않도록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며 “각 부처는 지방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큰 결단을 해준 기업들의 투자 활동에 조금의 어려움이 없도록 선제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달라”고 지시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사활을 걸고 도전에 나선 기업들, 그리고 정부의 노력에 힘을 합쳐달라. 대승적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관료제 매뉴얼 탈피하라”…‘공공 차량 2부제’ 즉시 폐지
이날 회의에서는 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응 차원에서 시행해온 공공부문 차량 2부제도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됐다.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중동전쟁 종전 협상 돌입 이후 원유 공급 부족 우려가 낮아짐에 따라 차량 2부제를 5부제로 완화하겠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우리 공직자들이 너무 가혹하게 희생한 측면이 있지 않으냐. 5부제를 하는 것과 해제하는 것의 차이가 그렇게 크냐”고 되물었다.
이어 “(2부제는) 위기 상황에서 공직자들이 모범을 보이려고 선제적으로 하는 것인데 완화될 때도 시범을 보일 필요가 없지 않으냐”면서 “해제하는 것도 꼭 이렇게 단계적으로 해야 하느냐. 다 풀어줘도 지장 없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에 문 차관은 “(유류) 소비에 미치는 영향으로만 따지면 5부제를 하지 않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저희 공직자들이 차마 ‘없애겠습니다’라는 말씀을 드리지 못해서…”라고 답변의 배경을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로 “아무 실효성이 없다. 규제란 꼭 필요한 경우에 한정해야 한다”며 “풀어줘도 문제 없으면 그냥 다 풀어주는 것으로 하시죠”라고 명쾌한 결론을 내렸고, 문 차관이 “네, 그렇게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 차량 2부제는 즉시 전면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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