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방장관 "레바논 상황과 이란 연계 유감…철수 안해"
레바논 국회의장 "합의 이행 안 될 것"…레바논 내부 무력분쟁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미국의 중재로 평화 기본 합의안에 서명한 뒤에도 양쪽에서 모두 반발이 터져 나오면서 사실상 합의가 무력화하는 분위기다.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휴전을 위해 레바논 분쟁을 중단하라는 미국의 요구에도 두 사안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레바논에서도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들끓는다. 이 때문에 레바논 내 무력 충돌 우려까지 고조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에서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 전쟁과 레바논 분쟁이 전략적으로 연계된 상황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두 분쟁을 연계한 것은 미국의 이익에 따른 것"이라며 "미국은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을 진전시키기를 매우 간절히 바랐고, 레바논 사태를 그 장애물로 여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무장 해제될 때까지 레바논에서 완전히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 상황을 자국 안보와 직결된 사안으로 간주하며, 미국과 이란이 레바논 분쟁 중단을 조건으로 종전 양해각서(MOU)에 합의한 뒤에도 독자적인 군사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레바논 공격 중단을 강력히 촉구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내부 불만은 더욱 거세졌고, 이는 결과적으로 강경파의 목소리에 한층 무게가 실리는 배경이 됐다.
레바논 역시 이스라엘과의 합의를 두고 거센 반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는 이행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내부 분열을 조장하고 레바논 국민들을 대립으로 몰아넣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베리 의장이 이끄는 시아파 정당 아말 운동도 별도 성명을 내고 "이번 합의는 국가 이익을 희생시킨 불균형한 합의"라며 여러 조항이 이스라엘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치우쳐 있다고 비판했다.
헤즈볼라 수장인 나임 카셈 사무총장 역시 성명에서 이번 합의는 "중대한 실수"라며 "이는 향후 이스라엘에 의한 이 땅의 병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레바논 내 강력한 정치 세력인 헤즈볼라와 이번 합의를 주도한 공식 정부 간 이견이 돌출되며 긴장을 끌어올리는 형국이다.
따라서 레바논 정부가 합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헤즈볼라와 정면충돌하면 사실상 '내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레바논 정부가 향후 군사적으로 헤즈볼라와 맞서면서 내부 무력 분쟁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헤즈볼라 지지자들은 합의 서명 직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거리에서 타이어를 불태우며 주요 도로를 차단하는가 하면, 헤즈볼라와 이란 국기를 앞세운 채 오토바이를 타고 도심을 활보하며 강력한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FT는 전했다.
앞서 미국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을 멈추기 위한 중재에 나서 지난 26일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기본 평화안에 대한 합의를 끌어냈다.
합의안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되, 당분간 레바논 영토 안쪽 최대 10㎞에 이르는 안보 지대에는 머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실질적으로 분쟁 중인 헤즈볼라는 합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란과 헤즈볼라는 레바논에 주둔 중인 이스라엘군이 철수해야만 평화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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