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영민 기자] 위기가 닥쳤을 때 더 큰 힘을 내는 조직과 작은 충격에도 흔들리는 조직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신간 ‘조직은 어떻게 강해지는가’는 이 질문을 출발점으로 삼아 강한 조직의 조건을 짚는다.
저자는 지속 성장하는 조직의 힘을 리더 한 사람의 카리스마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움직임에서 찾는다. 구성원이 일의 주인이 되고, 리더가 그 가능성을 연결하며, 현장의 과정이 축적될 때 조직은 강해진다고 봤다.
책을 쓴 허영호 전 LG이노텍 사장은 LG전자에서 산업 현장의 기초를 다진 뒤 LG마이크론과 LG이노텍 대표이사를 역임한 전문경영인이다. 2001년 LG이노텍 대표이사 취임 당시 연 매출 3000억원 규모였던 회사를 2012년 퇴임 당시 연 매출 5조원대로 키운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제조업 현장에서 체득한 조직경영 철학을 정리했다.
◇LG이노텍 성장 경험 담은 조직경영서
‘조직은 어떻게 강해지는가’는 LG이노텍의 성장 배경을 한 명의 최고경영자 성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저자는 구성원이 일의 주인이 되고, 리더가 사람과 조직을 연결하고, 기업이 살아있는 존재처럼 움직이게 만든 조직경영에서 성과의 원천을 찾는다.
애플 아이폰 초기 부품 개발 프로젝트는 조직의 힘이 발휘된 사례로 제시됐다. 가능성 제로에 가깝게 보였던 도전도 조직 전체가 움직였을 때 현실이 됐다. 개발에서 양산까지 구성원의 전문성과 실행력, 끈기, 협력이 결합된 결과다.
◇리더십보다 조직의 힘에 주목
저자는 리더에게 필요한 세 가지 확신으로 조직의 힘에 대한 믿음, 구성원의 잠재력에 대한 믿음, 리더 역할에 대한 재정의를 제시한다. 조직이라는 가능성의 공간과 구성원이라는 잠재력의 존재를 연결하는 사람이라는 관점이다.
핵심 메시지 가운데 하나는 ‘함께 멀리’다. 빠른 의사결정과 강한 추진력은 한국 기업 성장의 중요한 동력이었지만, 구성원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으면 조직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 담겼다.
성과도 결과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본다. 어떤 질문을 던졌는지,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실패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구성원의 노력을 어떻게 인정했는지가 결과를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꿈·방향·실행 잇는 3D 경영 제시
저자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3D 경영 프레임워크로 정리했다. 3D는 Dream(꿈), Destination(항해), Drive(실행)를 뜻한다. 꿈과 방향이 있어도 끝까지 밀고 가지 않으면 경영은 완성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악착같이, 될 때까지, 끝까지”라는 말로 실행의 태도도 설명한다. 꿈이 없는 조직은 에너지를 만들기 어렵고, 방향이 없는 조직은 힘을 낭비하며, 실행이 없는 조직은 말만 많아진다는 문제의식을 담았다.
인간존중 경영을 행동으로 옮긴 개념으로는 ‘청정문(聽情問)’을 제시한다. 청정문은 경청, 인정, 질문을 뜻한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고, 존재와 노력의 과정을 인정하며, 정답을 확인하거나 추궁하기보다 스스로 생각하도록 질문하는 방식이다.
‘조직은 어떻게 강해지는가’는 조직을 책임지는 리더와 관리자에게 조직의 힘을 다시 묻게 하는 책이다. 구성원을 실행 인력으로만 보고 있는지, 일의 주인으로 세우고 있는지, 결과만 요구하는지, 좋은 과정을 만들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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