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가 축적된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복제약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혁신 신약과 바이오 기술,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희귀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디지털 헬스케어 등 고부가가치 분야를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기술수출과 해외 임상 확대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성과도 만들어내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의 신시장 개척 전략과 성과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본다.[편집자주]
'우황청심원' '쌍화탕' 등 생약 드링크류로 잘 알려진 광동제약은 국내 주요 제약사 가운데 생약(천연물)과 음료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으로 개량신약이나 천연물 의약품, 기능성 소재, 건강기능식품, 음료 개발에 무게를 둬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비만·디지털 헬스케어 등의 신사업도 추진하는 모양새다. '최씨고집'에서 비롯된 품질 최우선 원칙을 바탕으로 양질의 의약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최근 비만 치료제와 헬스케어 신사업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관련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쿼드메디슨에 20억원을 투자해 비만 치료제 의약품 마이크로니들 패치 개발을 위한 협력에 나섰다. 광동제약은 이에 대해 상업화 독점권에 대한 우선 선택권을 갖는다. 마이크로니들은 머리카락 3분의1 두께의 미세바늘이 도포된 패치를 피부에 부착해 유효 약물성분을 체내로 흡수시키는 방식의 차세대 약물전달기술(DDS)이다.
광동제약은 비만 치료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대표 파이프라인인 'KD-101'은 비만 합성신약 후보물질로 2020년 임상 2상이 종료됐으며 임상 2b상 프로토콜(설계) 및 적응증 확대를 검토 중이다.
상용화를 앞둔 파이프라인으로는 여성 성욕저하 치료제 '바이리시'가 있다. 바이리시는 미국 팰러틴이 개발한 치료제로 광동제약이 국내 독점 개발권 및 판권 등을 보유한다. 2023년 품목허가를 위한 가교시험 임상 3상을 완료했다. 원개발사 팰러틴 테크놀로지스는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바이리시 승인을 받고 판매 중이다. 폐경 전 여성의 후천성 성욕 감퇴 장애에 대한 치료제로는 첫 승인을 받았다.
그밖의 대표 제품으로는 혈관·혈압·비타민 등의 치료제가 있다. 혈관강화제 '베니톨'은 글로벌 선두 제품으로서 환자의 혈관 건강을 개선시킨다. 항고혈압제 '프리토'는 대사질환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의 안정적인 혈압 관리 효과를 입증했다. 한국에 최초 출시한 고용량 비타민D 주사제인 '비오엔'은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 옵션을 제공한다.
이외에 세트락살플러스점이액을 지난해 8월부터 국내 판매 및 유통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한방 기반의 독자적인 R&D 역량과 강력한 영업조직, 병·의원 및 약국에 걸친 넓은 유통망을 바탕으로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다.
'비타500' '광동우황청심원' 등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전문의약품 시장 진입을 안정적으로 확대 중이다. 또한 별도의 천연물융합 연구조직을 운영하면서 생약·기능성 소재·건강식품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광동제약이 다른 제약사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헬스케어 부문으로도 적극 진출해 사업 다각화를 모색한다. 지난 2023년에는 건기식 및 화장품 제조·판매업체인 비엘헬스케어의 지분 약 60%를 인수하면서 건기식 사업 확장에 필요한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한편 1963년 창업한 광동제약은 창업품목인 '광동경옥고'를 시작으로 '광동쌍화탕' '광동우황청심원' 등 전국민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를 보유하며 한방 생약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천연물 원료의 표준화 및 추출기술을 확보하고 한방 생약을 현대적으로 제품화하는 연구가 핵심이다. 이 시기 R&D는 신약보다는 생약 제제의 품질 향상과 대량생산 기술 확보가 주를 이뤘다.
1990년대 들어 광동제약의 연구 영역이 크게 넓어졌다. 기능성 음료와 비타민 제품, 건기식, 일반의약품(OTC) 등을 중심으로 제약회사이면서도 식품·헬스케어 R&D 역량을 함께 축적하기 시작했다. 이때 나온 대표적인 상품들이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힘찬하루헛개차', 홍삼, 프로바이오틱스 제품들이다.
2010년대에 접어들어 개량신약과 천연물 연구를 본격화했다. 또한 전문의약품 비중을 높이고 DDS, 기능성 소재와 건기식 개발도 확대했다. 2020년대 이후 광동제약 연구소의 공식 비전은 '휴먼 헬스케어 제품 개발을 선도하는 미래지향 연구소'다.
이를 통해 △차별화된 의약품 개발과 △차세대 개량신약 △신약 연구 △기능성 음료 및 식품 개발 △연구역량 집중 △R&D 프로세스 혁신 등을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광동제약의 R&D는 사업화 중심형으로 생약과 기능성 음료, 건기식 등에서 축적한 브랜드와 제품화 역량을 강점으로 한다"며 "다만 향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천연물 기반의 차별화 기술을 유지하면서도 비만 치료제, 디지털 헬스케어, 라이선스 인·아웃 등 신성장 분야에서 의미있는 R&D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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