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갈 땐 관세, 들어올 땐 면세···역직구 성장 속 비대칭 ‘덫’ 갇힌 K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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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갈 땐 관세, 들어올 땐 면세···역직구 성장 속 비대칭 ‘덫’ 갇힌 K푸드

이뉴스투데이 2026-06-29 1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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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의 한 대형마트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과자 등 K-푸드 상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의 한 대형마트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과자 등 K푸드 상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한정용 기자] K콘텐츠 인기의 중심에 선 식품가의 상승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요 수출국의 관세 장벽에 갇혀 과도한 비용 부담을 떠안은 가운데 구조 재편에 따른 마진 구조의 재설계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29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판매액은 1조5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음·식료품 직접판매액은 399억원으로 33.8% 늘며 전체 증가율을 웃돌았다. 화장품과 음반 등 K콘텐츠 상품 중심으로 커져 온 역직구 시장에서 식품 판매액도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이 같은 증가세는 K콘텐츠 신드롬의 바통을 이어받은 뷰티업계 역시 비슷한 양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세청이 발표한 국내 화장품 수출액을 보면 지난해 수출액 114억3000만 달러를 기록, 전년 101억8000만 달러 대비 12.3% 증가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2023년 84억 6000만 달러와 비교해 3년 만에 시장 규모를 비약적으로 키운 수치다. 올해 1분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7.7% 늘어난 25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우상향 곡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K콘텐츠의 비약적인 상승세가 식품과 뷰티 등 전 분야로 확장되고 있지만, 주요 목적지의 통관 문턱이 계속해서 높아짐에 따라 수출기업들의 마진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8월 800달러 이하 저가 수입품 면세를 중단했다. 수요 자체는 현재 강달러 추세로 인해 일정 부분 유지되고 있으나, 국제 정세 불안정성 완화 시점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쪼그라들 우려가 있다.

여기에 EU도 다음 달 1일부터 150유로 이하 소포 관세 면제를 폐지할 예정이며, 특히 품목당 3유로 부과를 공식화했다. 호주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은 이미 저가 온라인 수입품에 상품용역세(GST)와 판매세를 적용해 왔다. 미국과 EU까지 소액 면세를 줄이면서 저가 소포에 대한 과세 전환이 주요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2026 상반기 K-푸드+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BKF+)에서 참관객이 전시된 식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6 상반기 K-푸드+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BKF+)에서 참관객이 전시된 식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분야는 소액 식품 소포 부문이다.

라면과 과자, 소스류를 한 박스에 넣어 보내더라도 포장 단위가 아니라 품목별로 비용이 붙기 때문이다. 개별 세액은 크지 않아도 한 주문에 라면, 과자, 소스, 음료가 함께 담기면 품목 수에 따라 비용이 늘어난다. 여기에 통관대행료 등 건별 부담까지 더해지면 수익성 압박이 커진다. 수취 거부나 통관 지연이 생기면 반송비까지 떠안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면세 중단 이후 EU 등으로 판매처를 넓히던 판매자에게 이번 조치가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액 식품 소포는 수출자가 관세까지 부담하는 DDP(관세·세금 판매자 부담) 조건으로 발송되는 경우도 많아 주문이 늘어도 수익성은 따라오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 KOTRA에는 소액 식품 판매자들이 품목별 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 저가 소포 과세 전환이 현장의 문의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KOTRA 관계자는 “소액 제품은 이익률이 낮은 편인데 품목별로 3유로가 부과되면 부담이 적지 않다”며 “소액 소포는 수출자가 관세까지 부담하는 경우가 많아 가격을 올리거나 마진을 줄일 수밖에 없어 관련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K푸드 수출 소포에는 도착국의 과세와 통관 비용 부담이 확대되는 반면, 국내로 유입되는 해외직구에는 소액 면세 기준이 유지되고 있다.

우리 소비자의 자가사용 해외직구는 일반적으로 150달러 이하 면세 기준이 적용된다. 미국발 목록통관 물품은 200달러 이하 기준을 적용받는다. 식품류는 목록통관이 아닌 일반수입신고 대상이지만 자가사용과 금액 요건을 충족하면 관세가 면제된다. 미국과 EU가 자국으로 들어오는 저가 소포의 면세를 줄인 반면 우리나라는 수입품목의 소액 면세 기준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나가는 소포에 과세 전환으로 비용이 새로 붙었는데 해외 판매자가 우리 소비자에게 보내는 소액 직구에는 기존 면세 틀이 남아 있는 구조다. 비대칭 자체가 특정국의 차별은 아니지만 수출 방향의 비용 부담이 더해지면서 소액 직배송을 앞세운 역직구 판매자일수록 마진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업계의 의견이다.

다만 관세 부과가 곧바로 K푸드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해외 소비자들이 K푸드를 찾는 배경에는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현지에서 쉽게 구하기 어려운 상품성과 희소성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K푸드는 희소성과 상품 경쟁력이 함께 작용하는 만큼 관세율만으로 수요가 크게 꺾인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세금과 운송비가 함께 붙으면 품목별 가격 부담이 달라질 수 있어 판매자와 플랫폼의 비용 구조 재설계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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