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학위를 취득하고도 직업을 구하지 못한 이들의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30%를 돌파했으며, 특히 20대 청년 신규 박사 중 무직자 비중은 역대 최초로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공개된 ‘2025년 국내 신규 박사 학위 취득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1만498명 중 현재 직장에 재직 중이거나 취업이 확정된 비율은 66.7%에 그쳤다.
전국 대학에서 2025년도 2월과 2024년도 8월에 졸업한 신규 박사 학위 취득자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 설문을 진행한 결과다.
구직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일자리를 얻지 못한 실업자 비율은 27.7%였으며, 취업도 실업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은 5.6%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구직 여부와 상관없이 직업이 없는 ‘무직 박사’의 비율은 총 33.3%에 달해, 지난 2014년 관련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30% 선을 넘어섰다.
신규 박사 무직자 비율은 2018년까지 25.9%로 20%대 중반을 유지하다가 2019년 29.3%로 급증한 뒤 28~29%대를 오르내렸으나, 지난해 30%대 중반까지 올랐다. 특히 지난해 무직 비중의 전년 대비 증가 폭은 3.7%포인트(p)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고학력 백수 양산의 주된 요인으로는 구직 활동 자체를 멈추고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비경제활동인구’의 급증이 꼽힌다.
실업자 비중은 2024년 26.6%에서 지난해 27.7%로 1.1%p 증가에 머물렀지만,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은 3.0%에서 5.6%로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폭증했다.
대학 전임교수, 정부 출연 연구원 정규직, 대기업 연구개발(R&D) 정규직 등 박사급 인력을 흡수할 ‘양질의 일자리’가 학위 취득자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교육부의 '2025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 내 전임교원은 8만6천701명으로 전년보다 617명(0.7%) 감소한 반면, 시간강사를 비롯한 비전임교원은 15만3천923명으로 4천261명(2.8%) 늘어나 고용의 질이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별로는 청년층 신규 박사들이 가장 혹독한 취업 한파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박사 학위를 취득한 30세 미만 응답자(569명) 중 무직자 비율은 51.1%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박사 취득자 중 청년층 내 구직 단념(비경제활동) 현상도 심각해 2024년 2.6% 수준이던 30세 미만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은 지난해 7.9%로 세 배 가까이 폭증했다.
전체 청년 고용률이 지난 5월 기준 43.8%를 기록하며 25개월째 하락세를 걷는 등 전반적인 청년 고용 위축 흐름이 박사급 인재들에게도 그대로 투영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 외에도 전체 연령대 중 박사 취득자가 가장 많은 30~34세(3,836명)의 무직자 비중이 44.2%로 절반에 육박했으며, 35~39세(32.8%), 50세 이상(22.7%), 40~44세(22.1%), 45~49세(16.6%) 등 모든 세대에서 무직자 비중이 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
전문성 강화를 목적으로 학위를 취득한 고령층에 비해 경력 없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젊은 박사들의 애로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인공지능(AI)의 고도화가 신입 일자리를 대체하는 등의 흐름 역시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취업에 성공한 박사들 사이에서도 전공과 성별에 따른 소득 및 고용 격차는 한층 더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취업 응답자 중 연봉 1억 원 이상 고소득자 비중은 지난해 15.9%로 전년 대비 1.5%p 늘어난 반면, 2천만원 미만(10.4%)과 2천만~4천만원(27.2%) 수준의 저소득 구간은 전년과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
전공별로 연봉 1억원 이상 비중은 경영·행정·법(29.8%), 보건·복지(26.5%), 정보통신 기술(24.1%) 순으로 높았으나 예술·인문학은 3.7%에 불과했다. 특히 2천만원 미만 저소득 비중은 예술·인문학(26.8%)과 교육(19.0%) 전공에서 압도적으로 많았다.
성별 기준으로는 여성 박사의 무직 비율이 38.4%로 남성(29.6%)보다 8.8%p 높았다. 연봉 1억원 이상 고소득자 비중 또한 남성(20.6%)이 여성(8.3%)을 크게 앞질렀으며, 반대로 2천만원 미만 저소득 비중은 여성(17.2%)이 남성(6.3%)보다 세 배 가까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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