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에 집중됐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중저가 지역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그동안 매수세가 뜸했던 동대문구와 성북구, 광진구 등이 서울 전체 집값을 견인하는 형국이다. 수도권 시장에서는 경기 화성시 동탄구가 한 달 만에 4% 넘게 폭등하며 전국 최고 상승률을 갈아치웠다.
서울 강남구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매·전세·월세 매물 안내문. / 연합뉴스
28일 KB부동산이 발표한 '6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보다 1.07% 상승했다. 이는 전월 상승률인 0.83%에 비해 오름폭이 0.24%포인트 커진 수치로, 집값 상승 속도가 대폭 빨라졌다.
자치구별 현황을 보면 동대문구가 2.16%의 오름세를 나타내며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북구(1.99%)와 광진구(1.85%), 중구(1.80%)가 뒤를 이었고 강북구(1.55%), 강서구(1.47%), 영등포구(1.29%) 등도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중저가 단지 위주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양상이다.
전통 선도 지역인 강남구는 0.25% 오르며 지난 3개월 동안 이어진 하락세를 끊고 상승세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서초구 역시 0.46% 올랐으며 용산구는 0.54%, 송파구는 0.80% 각각 상승했다.
경기 동탄구 4.16% '전국 최고'… 매매·전세 시장 동반 강세 지속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화성시 동탄구의 상승세가 독보적이었다. 동탄구는 한 달 새 4.16% 급등하며 전국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 궤적을 그렸다. 지난달 기록한 1.05%의 상승률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폭을 키운 셈이다. 이외에도 구리시(1.96%), 광명시(1.87%), 용인시 수지구(1.87%), 성남시 수정구(1.81%), 안양시 동안구(1.77%), 수원시 팔달구(1.73%) 등이 줄줄이 강세를 보였다.
경기도 전체 아파트값은 0.65% 늘어나며 지난달보다 상승 폭을 확대했다. 반면 인천은 -0.09%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0.3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매 시장의 온기는 전세 시장으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1.43% 상승하며 올해 들어 월간 최대 상승률을 새로 썼다. 자치구 가운데 도봉구(2.77%)의 전셋값 오름세가 가장 매서웠고, 송파구(2.29%), 은평구(2.10%), 동대문구(1.99%), 성북구(1.83%), 노원구(1.80%), 강동구(1.80%) 등이 전세 시장 강세를 주도했다.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도 짙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4.7포인트 상승한 125.3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전세가격 전망지수 역시 139.5까지 치솟아, 두 지수 모두 시장의 상승과 하락을 가르는 기준선인 100을 크게 웃돌았다.
강남 중위 매매가 첫 16억 돌파… 가격 격차는 오히려 좁혀져
서울 강남 지역의 아파트값은 다시 한번 역대 고점을 경신했다. 한강 이남 11개 자치구의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16억 333만 원으로 조사되며 사상 처음으로 16억 원 선을 돌파했다. 중위 전세가격 또한 2022년 2월 이후 처음으로 7억 원대에 진입했으며, 평균 전세가격은 역대 최초로 8억 원을 넘어섰다.
다만 최근의 가격 상승 기류는 초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보다 중저가 단지에서 더 확연하게 나타나는 추세다. 서울 내 상위 20% 아파트와 하위 20% 아파트의 가격 격차를 보여주는 5분위 배율은 6.5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는 그동안 소외됐던 외곽이나 중저가 지역의 아파트값이 더 큰 폭으로 뛰면서, 서울 집값 상승세가 특정 인기 지역에 머물지 않고 시장 전반으로 넓게 번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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