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큰’ 리암 니슨도 한 수 접을 ‘소간지’다. 배우 소지섭의 SBS 복귀작 ‘김부장’이 중년 액션의 새 지평을 열며 2회 만에 역대급 흥행 기록을 세웠다.
지난 26일 첫방송한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은,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아빠가 하나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되어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30일’ ‘퍼스트 라이드’ 남대중 감독이 대본을 썼고, 드라마 ‘보이스2’ 이승영 감독과 신예 이소은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소지섭이 ‘주군의 태양’ 이후 13년만 SBS에 돌아와 기대감을 끌어올린 가운데, ‘김부장’은 방영 첫 주부터 제대로 터졌다. 1회 시청률이 무려 9.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에서 출발해 2회는 15.7%를 달성했다. 이는 ‘모범택시3’(14회 기준 14.2%)도 달성하지 못한 올해 방영된 SBS 드라마 중 최고치이다. 2회 만에 15%를 돌파한 건 ‘펜트하우스3’(2021) 이후 5년 만으로, 이 기간 모든 채널에서 방영된 드라마 중 최초 기록이다.
그야말로 돌풍 같은 기세를 자랑하는 ‘김부장’엔 다양한 ‘흥행 조건’이 있었다. 지난 2021년 연재를 시작한 동명의 웹툰이 현재도 네이버 화요 웹툰 최상위권 IP라거나, SBS의 직전 편성작인 로코물 ‘멋진 신세계’가 최종회 11.8%까지 끌어올리며 금토극 시청층을 탄탄히 다져놨다는 외부 요인도 있지만, 소지섭과 액션물, 부성애 코드라는 삼박자가 직관적인 몰입감을 형성했다는 ‘기본’부터가 충실했다.
첫 에피소드에서는 남북파공작원이었다는 과거를 숨기고 중소저축은행에 다니는 편부 가장 김부장(소지섭)이 딸 민지(서수민)를 잃고 각성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결혼 후 첫 아버지 역할을 맡은 소지섭이 꽃무늬 앞치마를 입거나, 어떤 불의도 참아내는 짠한 모습을 보여주다가, 딸이 실종되는 1회 말미부터 파격 액션이 곁들여진 본격 복수 직진이 시작됐다.
‘무법중년’이라는 극중 대사처럼 각종 무기류로 무장한 김부장의 액션은 비현실적인데, 소지섭의 아우라가 이를 설득 해낸다. 잔혹하게 주먹을 휘두른 김부장의 안경 뒤 감춰진 눈매엔 딸 걱정에 눈물이 고였지만 절대 흘리진 않는 식이다. 소지섭은 많은 말 없이 부성애를 액션에 녹여냈다.
슈트 차림의 소지섭 같은 ‘멋진 중년’만 있지 않은 것도 ‘김부장’의 매력이다. 태권도복을 입은 원장 성한수 역 최대훈과 해병대 군복을 입고 녹색 어머니 깃발을 흔드는 박진철 역 윤경호는 그야말로 ‘웃음 치트키’다. 이들 또한 김부장과 함께 특수 작전을 누비던 비밀 요원이었단 과거가 있지만 현재는 ‘딸바보’다.
앞서 이승영 감독이 딸아빠 액션의 대명사인 할리우드 영화 ‘테이큰’과 차별점으로 주인공 김부장 외에도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서사가 있다고 꼽았듯, 최대훈과 윤경호의 액션신도 첫 회부터 큰 웃음을 줬다. 이는 웃음을 제대로 다룰 줄 아는 남대중 감독이 대본을 썼다는 점도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김부장’이 견인할 중년 액션물의 부흥에 업계의 이목도 쏠린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김부장’은 SBS 금토 드라마이자 액션물이라는 흥행 호조건을 갖춘 하반기 대작 중 하나”라며 “소지섭, 주상욱 등 기성 스타뿐 아니라 최대훈, 윤경호 등 중년 남성 배우로 주연진을 꾸렸는데 흥행한다면 비슷한 조건의 배우들을 세울 수 있는 작품 제작이 늘어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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