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식 평가 사이트 테이스트아틀라스(TasteAtlas)가 '세계 최악의 음식 100선'을 발표했다. 2026년 6월 16일까지 모인 총 77만 7천여 건의 투표 중 유효 투표 50만 4천여 건을 기반으로 집계한 결과다. 이 리스트에 한국 음식 세 가지가 이름을 올렸다. 홍어(58위), 콩나물밥(63위), 두부전(81위)이다.
콩나물 밥 (AI로 제작)
홍어는 그렇다 치더라도, 두부전과 콩나물밥이 포함됐다는 소식에 국내 반응은 엇갈렸다. "홍어는 이해되는데 두부전이랑 콩나물밥은 진짜 모르겠다", "양념장 없이 먹은 거 아니냐"는 반응이 쏟아졌다.
테이스트아틀라스는 어떤 곳인가
테이스트아틀라스는 전 세계 전통 요리와 현지 식재료, 정통 레스토랑 정보를 집대성한 미식 백과사전이자 평가 플랫폼이다. 단순 인기 투표와는 다르다. 봇(bot) 투표와 국가주의적 몰표는 걸러내고, 전문성이 인정된 이용자의 평가에는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집계한다. 이번 리스트의 경우 전체 투표 77만 7천여 건 중 유효 반영은 50만 4천여 건이다. 조작을 걸러내도 27만 건 이상이 걸러졌다.
테이스트아틀라스는 이 리스트의 목적이 특정 음식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좋은 로컬 음식을 알리고, 먹어보지 않은 음식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순위에 오른 음식들 상당수는 "맛없어서"가 아니라 냄새, 비주얼, 문화적 거리감 때문에 낮은 점수를 받은 경우가 많다.
한국 음식 세 가지, 어떻게 평가됐나
홍어(58위)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이름을 올렸다. 테이스트아틀라스는 홍어에 대해 "발효 과정에서 암모니아 냄새와 공중화장실을 연상시키는 강한 향이 난다"며 "불쾌한 냄새는 먹은 후에도 오래 지속된다"고 묘사했다. 다만 "쫄깃한 식감과 독특한 풍미, 입안에 남는 특이한 따끔한 느낌이 있으며, 삼겹살, 김치와 함께 먹는 삼합 문화가 일반적"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최악의 음식에 소개하면서도 먹는 방법까지 소개한 셈이다.
삭힌 홍어 / Light Win-shutterstock.com
홍어 선정은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납득하는 분위기다. 한국인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음식인 데다, 냄새 자체가 강렬해 처음 접하는 외국인에게 충격을 주는 경우가 많다. 실제 홍어 전문점에서는 외투를 밀봉 봉투에 보관해주거나 퇴장 시 탈취제를 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콩나물밥(63위)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테이스트아틀라스는 콩나물밥에 대해 "콩나물을 넣어 지은 밥으로, 다진 쇠고기 또는 돼지고기, 김치, 마늘, 참기름을 더해 풍미를 살린다"며 "밥을 짓는 동안 콩나물의 고소하고 은은한 향이 밥에 스며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주, 간장, 다진 마늘, 설탕, 파, 후추로 만든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고도 소개했다. 그러나 왜 최악의 음식으로 선정됐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설명만 보면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어째서 최악에 올랐는지, 테이스트아틀라스 본인들도 납득하기 어려웠던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만하다.
두부전 (AI로 제작)
두부전(81위) 역시 마찬가지다. 테이스트아틀라스의 설명은 이렇다. "두부와 채소를 잘게 썰어 계란, 밀가루, 소금을 넣고 반죽한 뒤 뜨거운 기름에 양면이 노릇하게 될 때까지 구워 뜨거운 양념에 찍어 먹는다." 조리 과정도, 먹는 방식도 특별히 이상할 것이 없다. 그렇다면 왜 최악의 음식에 올랐을까. 역시 구체적인 이유 설명은 없었다. 누리꾼들이 "양념장에 찍어 먹었어야지"라는 반응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전체 1위는 스웨덴의 '피자 불카넨'
이번 리스트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한 음식은 스웨덴의 '피자 불카넨(Volcano Pizza)'이다. 피자 도우 가장자리에 치즈, 살라미, 소고기를 겹겹이 두르고, 중앙에는 감자튀김과 베어네이즈 소스가 솟아오르는 형태다. 이름 그대로 화산이 폭발하는 모양을 형상화한 피자다. 눈으로 보기에도 압도적인 구성이다. 이전 리스트에서 최악 1위는 아이슬란드의 양 머리 구이 '스비드'가 차지했는데, 이번 업데이트에서 스웨덴의 피자가 1위를 가져갔다.
테이스트아틀라스가 이 순위를 발표하는 방식은 흥미롭다. 순위에 오른 음식마다 단순히 "나쁜 음식"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음식의 재료, 조리법, 먹는 방식, 문화적 맥락을 함께 설명한다. 홍어를 삼합으로 소개하고, 콩나물밥에 곁들이는 소스 레시피를 적는 식이다. 사실상 "이런 음식이 있다, 이렇게 먹으면 된다"는 소개에 가깝다.
실제로 테이스트아틀라스는 이 리스트의 목적이 낯선 음식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한국에서 두부전과 콩나물밥이 최악에 올랐다는 사실에 국내 반응이 들끓은 것 자체가, 이 리스트가 의도한 주목 효과를 거둔 것일 수 있다.
음식에 대한 평가는 결국 경험과 문화에서 온다. 두부전을 양념장 없이 처음 집어 든 외국인의 반응과, 어릴 때부터 명절 상에서 먹어온 한국인의 반응이 같을 수는 없다. 테이스트아틀라스의 '최악 리스트'가 해당 음식을 절대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이 아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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