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일 위메이드가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정식 명칭을 '나이트 크로우W'로 확정하며 'AI 기반 동료 시스템'을 핵심으로 내세웠다. 전투·성장·탐험에 AI 동료가 개입하는 글로벌 원빌드 게임을 예고한 것인데, 이 흐름은 한 회사나 한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같은 시기 한국·중국·미국·일본이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국: 베타로 이미 검증에 들어갔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크래프톤이다. 6월 17일부터 7월 1일까지 'PUBG: 배틀그라운드' 아케이드에서 AI 캐릭터 '엘라'와 2인 팀을 이루는 '엘라이 듀오' 베타가 글로벌로 진행 중이다. 스스로를 27세 여성이라 소개하는 엘라는 음성으로 적 위치를 브리핑하고, 쓰러지면 "나 다운됐어. 살려줘"라며 도움을 청한다. 음성 인식(STT)·음성 합성(TTS)에 엔비디아 에이스(ACE) 기반 온디바이스 소형 언어모델을 결합해 서버를 거치지 않고 즉각 반응한다. 크래프톤은 이를 NPC(비플레이어 캐릭터)가 아닌 CPC(Co-Playable Character·함께 플레이하는 캐릭터)로 규정한다. 직접 체험한 한 유저는 기존 챗봇과 달리 실제 사람과 플레이하는 것처럼 반응이 빨랐다고 전했고, 유튜브에서는 "초보자보다 100배는 똑똑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같은 회사의 인생 시뮬레이션 '인조이'에서는 자율 NPC가 주변 상황을 스스로 판단해 행동한다.
중국: 매칭에서 선호되는 AI 팀원
중국은 상용 단계로 더 깊이 들어갔다. 텐센트 '화평정영'은 2월 디지털 대변인 '지리'에 딥시크(DeepSeek) R1을 붙여 텐센트 첫 딥시크 적용 게임이 됐고, 7월에는 플레이어와의 기억이 대국을 넘어 이어지는 '장기 기억' AI 동료 '화아천'을 정식 출시했다. 이전 판의 낙하 지점이나 호흡까지 기억해 다음 판 시작 전에 먼저 제안하는 식이다. 중국 매체 실측에서는 AI 동료의 저격 정확도가 실제 사람 팀원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호요 창업자 차이하오위가 세운 AI 게임사 아누타콘(Anuttacon)은 'Whispers from the Star'에서 외계 행성에 고립된 캐릭터 '스텔라'와의 실시간 대화가 생존과 스토리를 바꾸도록 설계했다. 대사·감정·동작이 사전 분기 없이 실시간 생성되며, 일부 이용자는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것 같다고 했다. 네이처스(NetEase)는 무협 게임 '역수한'에 딥시크 기반 AI NPC '선추숴'를 넣었다.
Whispers from the Star
미국·일본: 야심과 신중론의 갈림길
서구에서는 유비소프트가 지난해 11월 첫 플레이 가능 생성형 AI 연구 프로젝트 'Teammates'를 공개했다. 음성 명령으로 사격·엄호·전술 논의를 수행하는 AI 동료 파블로·소피아, 인터페이스까지 조작하는 음성 비서 '재스퍼'가 등장하며 현재 비공개 테스트 단계다.
엔비디아 에이스 진영에는 인조이, 중국판 '나라카', 위메이드 'MIR5'의 적응형 보스, '토탈 워: 파라오'가 합류했다. 반면 일본은 신중하다. 스퀘어에닉스·반다이남코는 AI를 주로 개발 효율과 연구에 쓰고, 엔비디아 에이스의 일본어 지원도 2026년 상반기 테스트 단계라 인게임 동료 적용은 아직 초기다.
확산만 있는 건 아니다.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 2026이 2,300여 명을 조사한 산업 현황 보고서에서 개발자의 52%가 생성형 AI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2024년 18%, 2025년 30%에서 가파르게 뛴 수치이고, 긍정은 같은 기간 13%에서 7%로 내려갔다. 비주얼·기술 아트(64%), 기획·서사(63%), 프로그래밍(59%) 등 제작 일선의 거부감이 컸다. 한 응답자는 차라리 업계를 떠나겠다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미국에서는 성우 노조가 AI 음성 대체에 맞서 파업을 이어왔고, 차이하오위가 평범한 개발자는 새 진로를 찾으라고 한 발언은 중국 업계에서 논란이 됐다. 배경에 머물던 캐릭터가 '같이 게임하는 존재'로 올라서는 변화는 분명하다. 다만 어떤 장르와 과금 구조에 녹이느냐, 그리고 만드는 사람과 즐기는 사람의 거부감을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남은 과제다.
기술은 이미 상용 단계에 들어섰다. 남은 건 만드는 쪽의 절반이 등을 돌린 거부감과, AI 동료가 '편의'를 넘어 과금·사행성으로 흐를지에 대한 경계 사이에서 어디에 선을 그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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