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AI 드라마-부활수업’이 철학자와 예술가를 넘어 이번에는 만주 벌판에서 총을 들었던 여성 독립운동가 남자현을 소환한다. 1933년 하얼빈, 생애 마지막 거사를 불과 닷새 앞둔 순간을 배경으로, 한 인간의 이름과 존재를 되묻는 서사가 펼쳐진다.
오는 28일 밤 11시 방송되는 이번 방송은 사진관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시작된다. 환갑을 앞둔 남자현이 카메라 앞에 앉아 스스로를 기록하는 장면은 삶의 마지막을 응시하는 고백처럼 그려진다. 희끗한 머리와 깊게 패인 주름, 그리고 꺾이지 않는 눈빛이 화면을 채운다.
작품은 “내 이름은 남, 자, 현. 만주독립군입니다”라는 선언으로 문을 연다. 익숙한 위인의 이미지 대신, 이름 석 자를 또박또박 발음하는 개인으로서의 남자현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동안 ‘효부’, ‘어머니’, ‘여걸’이라는 수식어 뒤에 가려졌던 한 사람의 정체성이 비로소 전면으로 드러난다.
남자현의 삶은 파란의 연속이었다.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시어머니를 봉양하며 아들을 키웠던 그는, 3·1운동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는다. 이후 만주로 건너가 여성 교육 운동에 힘쓰며 독립운동의 전선에 뛰어들었다. 단지 혈서와 암살 계획 등 극단적인 선택의 순간들 역시 이번 작품에서 복원된 서사를 통해 다시 조명된다.
특히 이번 편의 핵심 키워드는 ‘이름’이다. 그는 자신의 삶을 이름 없는 손가락, ‘무명지’에 비유하며 존재의 의미를 되묻는다. 누구에게나 불렸지만 정작 스스로의 이름으로 기억되지 못했던 삶. 방송은 그 공백을 메우듯, 남자현이 직접 시청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서사를 완성한다.
제작진은 이번 작품이 철저한 사료 기반 작업임을 강조했다. 당대 신문 기록과 구술 자료, 전문가 자문을 통해 대사와 상황을 재구성했으며, AI는 이를 시청각적으로 구현하는 도구로 활용됐다. 인간의 집필과 검증 과정을 중심에 둔 제작 방식이 특징이다.
‘AI 드라마-부활수업’은 인물의 결정적인 하루를 통해 시대를 관통하는 질문을 던지는 형식을 유지해왔다. 이번 남자현 편 역시 개인의 삶을 넘어, 이름과 존재에 대한 보편적인 물음을 남긴다. .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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