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미니멀리즘이 추구한 간결함은 덜어냄이 만든 절묘한 균형감이었다. 그 간결함의 미학을 대변하는 것 중 하나가 키튼 힐이다. 하이힐의 과장된 태도와 플랫 슈즈의 나태함은 걷어내고 세련된 품위와 실용만 남긴 신발. 그런 미학이 다시 유행의 선두에 섰다. ‘제너레이션 구찌’라는 이름으로 프리폴 컬렉션에 구찌의 유산을 재해석한 뎀나 역시 키튼 힐을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는 도구로 택했다.
핑크 사보이 펌프스는 가격 미정, Gucci.
그중에서도 날카로운 앞코의 핑크색 사보이 키튼 힐은 GG 자카르 캔버스 위에 록시크 무드의 메탈 스터드를 사정없이 두르고 홀스빗 하드웨어를 더해 1990년대 톰 포드의 아찔한 관능을 소환시킨 신발이다. 맨몸에 걸친 오버사이즈 테일러드 재킷과 매끈하게 떨어지는 데님 팬츠에 이 스터드가 박힌 핑크 사보이 힐을 매치하는 상상을 해본다. 우아함과 반항심이 동시에 폭발하는 쾌감. 1990년대의 영광과 동시대적 파격이 교차하는, 오직 뎀나만이 구사할 수 있는 새로운 구찌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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