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대한민국 대표팀의 생명줄이 아직 남아있는 듯 보이지만, 제일 굵고 듬직했던 줄은 이미 잘렸다. 그걸 자른 사람은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해 본 이라크 수비수 레빈 술라카였다.
27일(한국시간) 캐나다의 토론토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I조 3차전을 치른 세네갈이 이라크에 5-0으로 승리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최악의 결과다. 각조 3위 성적을 비교해 12팀 중 8팀이 추가 합격하는 32강행 경쟁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패배하면서 A조 3위, 승점 3점, 골득실 -1, 다득점 2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한국보다 더 성적이 나쁜 조 3위 팀이 4개 나와야 한다. 현재까지는 C조 스코틀랜드(승점 3, 골득실 -3) 하나뿐이다. 세네갈은 1승 2패로 조별리그를 마쳤고, 골득실은 +2가 됐다. 한국보다 위로 올라왔다.
이라크가 대량실점만 하지 않으면 되기 때문에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였는데, 그 대량실점이 벌어졌다.
승부의 추가 확 기운 건 전반 13분 술라카의 퇴장 장면이었다. 술라카는 사디오 마네가 절묘하게 돌아서 뒤로 빠져나갈 때 유니폼을 잡아 넘어뜨렸다. 앤서니 테일러 주심은 원래 유망한 공격 기회를 저지한 반칙으로 보고 경고를 선언했다. 그런데 비디오 판독(VAR) 후 판정이 결정적 득점 기회 저지로 인한 퇴장으로 바뀌었다.
이후 이라크는 전반전을 추가실점 없이 버티며 한국에 희망을 안기는 듯 보였지만, 후반전에 4실점 하며 크게 무너졌다. 술라카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가 중요한 요인이었다.
술라카는 한때 서울에 살았던 친한파 선수다. K리그의 FC서울에서 2024년 뛰었다. 앞선 아시안컵에서 상당히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이자 서울이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술라카의 K리그 생활은 잘 풀리지 않았고, 고작 반년 만에 스위스로 떠나면서 짧은 인연이 끝났다.
뚫린 뒤 무리한 동작을 하다 퇴장당하는 건 K리그에서도 본 장면이다. 당시에는 강원FC의 가브리엘에게 돌파 당하자 넘어진 상태에서 상대 다리를 손으로 끌어안으면서 퇴장을 받은 바 있다.
술라카의 퇴장은 그와 인연 있는 한국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 한국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I조 3위조차 더 위로 올라왔다. 현재까지 7개 조 3위 중에서 한국이 6위에 불과하다. 남은 5조 중 3개 조에서 한국보다 성적 나쁜 3위가 나와야 하는데, 확률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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