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독일의 디지털 임상시험 전문 기업 '알체디스(Alcedis)'와 손을 잡고 갤럭시 워치의 생체 데이터를 신약 개발 임상시험에 투입한다. 이는 단순한 스마트 기기의 기능 확장을 넘어,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최대 화두인 '임상시험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분산형 임상시험(DCT)' 시장을 정조준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테크 기업의 하드웨어 기술력과 바이오 데이터 생태계가 결합하면서 향후 신약 개발 패러다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그동안의 전통적인 임상시험은 환자가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생체 지표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방식은 간헐적인 데이터 확보에 그치며, 환자의 이동 부담으로 인해 참여율이 떨어지고 중도 탈락자가 많다는 고질적인 한계가 있었다. 삼성전자와 알체디스의 협력은 이러한 한계를 실시간 지속성으로 돌파한다.
먼저 실생활 데이터(Real-World Data)의 무기화다. 갤럭시 워치의 고도화된 센서로 수집된 심박수, 활동량, 수면 패턴 등 일상 속 생체 데이터가 실제 신약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지표'로 전환된다.
환자 중심 임상(Patient-Centric)도 한계 돌파의 중심이다. 환자의 병원 방문 빈도를 획기적으로 줄여 임상 참여율을 높이고, 정교한 모니터링을 통해 임상시험의 속도와 데이터 신뢰성을 동시에 극대화할 수 있다.
'젤스(Xealth) 인수'에 이은 '커넥티드 케어'의 완성형 퍼즐
이번 파트너십은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공을 들여온 '커넥티드 케어(Connected Care)' 생태계 전략과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작년(2025년) 7월, 미국 내 500여 개 대형병원 네트워크를 보유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젤스(Xealth)'를 전격 인수하며 글로벌 의료 데이터 연동의 교두보를 마련한 바 있다.
병원 전자의무기록(EHR) 시스템을 장악한 젤스 인프라에, 이번 알체디스와의 파트너십이 더해지면서 강력한 유기적 벨트가 완성됐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일상적인 건강관리를 넘어 실제 제도권 임상 연구와 대형 의료 현장을 아우르는 거대한 메디컬 데이터 플랫폼으로 도약하게 됐다.
격화되는 웨어러블 '메디컬 가치' 경쟁
현재 스마트워치 시장은 단순한 운동·수면 기록 단계를 넘어 '임상 및 의료기기 수준의 신뢰성 확보'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
애플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바탕으로 의학 연구 참여를 넓혀온 것처럼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 워치의 '메디컬 다각화'로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특히 제약사 입장에서는 임상시험 비용과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는 디지털 임상(DCT) 솔루션 도입이 절실한 시점이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신뢰할 수 있는 웨어러블 파트너를 찾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이번 행보는 갤럭시 워치를 단순한 소비재가 아닌 '신약 개발을 위한 필수 의학 장비'로 포지셔닝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폴리뉴스 김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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