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반복 막으려면 처벌과 함께 알코올 사용장애 치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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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반복 막으려면 처벌과 함께 알코올 사용장애 치료 필요

이데일리 2026-06-26 14:17: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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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최근 대전에서 30대 여성 운전자가 어린 자녀 2명을 태운 채 음주운전을 하다가 중앙선을 넘어 차량과 충돌해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음주운전이 운전자 개인의 일탈을 넘어 가족과 무고한 시민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중대한 사회적 범죄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사례다.

문제는 음주운전이 한 번의 실수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경찰청이 공개한 2025년 음주운전 재범자 현황에서도 7회 이상 적발된 재범자가 확인됐다. 처벌을 받고도 다시 운전대를 잡는 일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부주의나 의지 부족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술을 마시면 뇌의 판단력과 주의력, 반응 속도, 운동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더 위험한 점은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능력도 함께 낮아진다는 것이다. 실제 운전 능력은 저하됐지만, 정작 본인은 ‘이 정도는 괜찮다’, ‘가까운 거리라 문제없다’고 판단하기 쉽다.

알코올 질환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성태 원장은 “음주운전은 명백한 범죄이고 피해자와 사회에 책임져야 할 행위이다”라며 “다만 반복되는 음주운전은 술이 뇌의 판단 회로를 흔들고 충동 조절 기능을 손상시키는 의학적 문제로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복적인 음주는 뇌가 위험을 판단하고 행동을 멈추는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술을 마신 뒤 운전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술을 마신 뒤 운전하는 행동이 반복되면 위험을 따져 멈추기보다 익숙한 행동을 반복하는 쪽으로 기울기 쉽다.

특히 전두엽의 한 영역인 안와전두피질은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고 위험한 행동을 멈추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 처벌, 면허취소, 경제적 손실 등을 떠올려 ‘지금 운전하면 안 된다’는 판단을 돕는 부위다. 그러나 알코올 사용장애가 있거나 장기간 과음을 반복하면 이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이처럼 안와전두피질의 기능이 저하되면, 과거 음주운전으로 처벌을 받았거나 손해를 본 경험도 현재 행동을 막는 브레이크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수 있다. 위험을 알면서도 “이번 한 번은 괜찮다”는 생각으로 또다시 운전대를 잡게 되는 것이다.

다사랑중앙병원이 알코올 사용장애로 입원 치료를 받은 운전자 2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조사에서는 135명(60.3%)이 음주운전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서는 음주운전을 2회 이상 반복한 재범자의 비율도 높게 나타나, 음주운전의 반복 위험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 상담 현장에서도 음주운전 문제는 자주 제기된다.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의 가족들은 음주운전으로 인한 벌금, 합의금, 면허취소, 실직, 사고 처리 비용 등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음주운전은 운전자 개인을 넘어 가족의 생계와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허성태 원장은 “상습적인 음주운전은 일반 교통법규 위반과 같은 선상에서만 볼 수 없다”라며 “음주운전 재범을 줄이기 위해서는 엄정한 처벌과 함께 알코올 사용장애 여부를 정확히 평가하고, 치료와 단주 프로그램, 가족 상담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음주운전 반복 막으려면 처벌과 함께 알코올 사용장애 치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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