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제네시스 브랜드가 부산에서 브랜드의 다음 장면을 꺼냈다. 지난 10년이 독자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 잡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고성능과 모터스포츠를 통해 브랜드 감각을 확장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제네시스는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부산모빌리티쇼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마그마 GT 콘셉트(Magma GT Concept)'와 'GMR-001 하이퍼카(GMR-001 Hypercar) 디자인 모델'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이번 전시는 제네시스가 추진 중인 '럭셔리 고성능' 전략을 국내 고객에게 본격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다. 마그마 GT 콘셉트가 제네시스 고성능의 방향을 제시하는 모델이라면, GMR-001 하이퍼카 디자인 모델은 그 방향이 실제 모터스포츠 무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이날 프레스 컨퍼런스에는 현대차그룹 CCO(Chief Creative Officer,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겸 CDO(Chief Design Officer, 최고 디자인 책임자) 루크 동커볼케 사장, 제네시스사업본부장 이시혁 전무,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드라이버 안드레 로테러 선수가 발표자로 나섰다.
부산모빌리티쇼 제네시스 부스에 마그마 GT 콘셉트(왼쪽)와 GMR-001 하이퍼카 디자인 모델(오른쪽)이 전시된 모습. ⓒ 제네시스 브랜드
루크 동커볼케 사장은 "제네시스는 지난 10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내구 레이싱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다"며 "앞으로 제네시스의 미래는 럭셔리와 고성능의 완벽한 균형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콘셉트카로 그린 제네시스 고성능의 형태
제네시스가 이번 2026 부산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한 마그마 GT 콘셉트는 브랜드 고성능 비전의 정점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르 카스텔레 지역 폴 리카르 서킷에서 처음 공개된 이 차는 제네시스의 디자인 철학인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을 바탕으로 퍼포먼스와 감성적 가치를 함께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외관은 GT(그랜드 투어러) 경주차의 요소를 제네시스식으로 재해석했다. 낮게 깔린 전면부와 넓은 펜더, 미드십 비율이 어우러져 정지상태에서도 달릴 준비를 마친 듯한 인상을 만든다. 후방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보트 테일 형태와 낮고 넓은 차체 비율은 고성능 모델의 성격을 실루엣만으로 드러낸다.
부산모빌리티쇼 제네시스 부스에 전시된 마그마 GT 콘셉트. ⓒ 제네시스 브랜드
실내는 운전자 중심 설계에 집중했다. 운전석과 조수석을 분리한 구조를 바탕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 정보를 조화롭게 배치했다. 특히 아날로그 계기판은 모터스포츠에서 쓰이는 정교한 기계식 시계에서 영감을 받았고, 물리적 조작 요소를 더해 운전자가 차를 직접 다룬다는 감각을 강조했다.
제네시스가 마그마 GT 콘셉트를 통해 말하려는 지점은 분명하다. 고성능을 출력과 가속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디자인과 감성, 조작 경험까지 포함한 브랜드 경험으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내구 레이스로 옮겨간 브랜드의 다음 무대
마그마 GT 콘셉트가 제네시스 고성능의 이상향을 보여준다면, GMR-001 하이퍼카 디자인 모델은 그 이상향이 실제 레이스 무대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네시스는 이번 부산모빌리티쇼에서 'FIA 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WEC)' 출전 차량의 기반이 된 실물 크기 GMR-001 하이퍼카 디자인 모델을 아시아 최초로 전시했다. 해당 모델은 지난 2025년 4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브랜드 복합문화공간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처음 공개된 바 있다.
부산모빌리티쇼 제네시스 부스에 전시된 마그마 GT 콘셉트. ⓒ 제네시스 브랜드
GMR-001에는 제네시스가 글로벌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강조하려는 한국적 정체성이 담겼다. 차량 전면부에는 태극기를 부착했고, 차체 곳곳에는 한글 '마그마'를 새겼다. 전면부의 밝은 주황색에서 후면부로 갈수록 붉은색으로 짙어지는 그라데이션은 속도감과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제네시스 고유의 두 줄 디자인도 레이스카의 공기역학적 구조와 결합했다. 전면에서 측면까지 이어지는 그래픽은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내구 레이스에 필요한 기능적 이미지를 함께 만든다.
제네시스의 모터스포츠 도전은 이미 실제 레이스로 이어지고 있다. 제네시스는 2024년 12월 모터스포츠 진출을 밝힌 뒤 499일 만인 지난 4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2026 WEC 개막전 '이몰라 6시간'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이어 5월 벨기에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레이스 '스파-프랑코샹 6시간'에서 첫 챔피언십 포인트를 획득했고, 지난 13~14일에는 세계 최고 권위의 내구 레이스인 '르망 24시간'에서 GMR-001 하이퍼카 #19 차량이 완주에 성공했다.
부산모빌리티쇼 제네시스 부스에 전시된 GMR-001 하이퍼카 디자인 모델. ⓒ 제네시스 브랜드
이날 프레스 컨퍼런스에는 르망 24시간 2회 우승 경력을 가진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드라이버 안드레 로테러 선수도 참석했다.
안드레 로테러 선수는 "제네시스의 내구 레이스 도전은 운전의 즐거움과 역동적 우아함을 새롭게 정의하기 위한 여정이다"라며 "르망 24시간을 비롯한 내구 레이스의 교훈은 도로 위에서 만나게 될 미래 제네시스 차량으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전시공간도 이런 흐름에 맞췄다. 부스 내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존'을 마련해 WEC와 르망 24시간 등 내구 레이스를 소개하고, GMR 팀과 드라이버 정보를 국내 고객에게 전달한다.
방문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GMR-001 하이퍼카의 주행감을 경험할 수 있는 심레이싱 존을 비롯해 모터스포츠 패독 클럽 콘셉트의 오너스 라운지, 실제 경기 주요 장면과 팀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피트 월 등을 통해 레이스 현장의 분위기를 전한다.
부산모빌리티쇼 제네시스 부스에 전시된 GMR-001 하이퍼카 디자인 모델. ⓒ 제네시스 브랜드
마그마 레이싱 존을 지나면 GV60 마그마가 전시된 마그마 존으로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GV60 마그마의 주행 및 시동 사운드를 경험하고, 고성능 차량에 적용 가능한 퍼포먼스 파츠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제네시스는 마그마 GT 콘셉트, GMR-001 하이퍼카 디자인 모델, GV60 마그마, GV70 전동화 모델, G80 전동화 모델, GV80 블랙 쿠페 총 6대의 차량을 전시한다.
이시혁 제네시스사업본부장 전무는 "대한민국은 제네시스의 뿌리이자 브랜드의 본질과 정체성을 지켜준 가장 중요한 토대다"라며 "국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내구 레이스 도전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제네시스가 부산에서 보여준 것은 새로운 콘셉트카와 레이스카 디자인 모델만이 아니다. 럭셔리 브랜드로 출발한 제네시스가 이제 고성능을 브랜드의 다음 언어로 삼겠다는 선언이다. 그 언어를 설득하기 위한 무대로 제네시스는 쇼룸이 아니라 서킷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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