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포용금융 청구서/하]'실적 양극화' 심화…서민금융 여력 대형사로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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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포용금융 청구서/하]'실적 양극화' 심화…서민금융 여력 대형사로 제한

비즈니스플러스 2026-06-26 11:06:52 신고

그래픽=챗GPT
그래픽=챗GPT

저축은행업계도 다른 금융업권처럼 '포용금융' 압박을 받고 있지만, 실적 양극화 탓에 실질적인 서민금융 확대는 대형사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저축은행중앙회 금융통계와 각사 1분기 검토보고서 등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333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OK·웰컴·SBI저축은행 등 주요 4개사의 순이익은 총 2406억원으로 업권 전체의 72.1%를 차지했다.

회사별로는 한국투자저축은행이 98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OK저축은행은 820억원, 웰컴저축은행은 452억원, SBI저축은행은 15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업권 전체 순이익의 상당 부분을 대형사가 차지한 셈이다.

다만 대형사의 순이익 증가를 곧바로 본업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1분기 이자수익은 12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14억원보다 줄었다. OK저축은행도 이자수익이 2660억원으로 전년 동기 3131억원보다 감소했다. 웰컴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의 이자수익도 각각 전년 동기보다 줄었다.

대신 일부 대형사는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순이익을 밀어올렸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분기 유가증권평가 및 처분이익이 10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억원에서 크게 늘었다. OK저축은행도 유가증권평가 및 처분이익이 742억원으로 전년 동기 30억원 수준에서 증가했다. 대출 영업이 본격적으로 살아났다기보다 투자수익과 충당금 부담 완화가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건전성 지표도 회사별로 차이가 뚜렷했다. SBI저축은행은 1분기 말 연체대출비율이 4.52%, 고정이하여신비율이 6.41%로 주요 대형사 가운데 낮은 수준을 보였다. OK저축은행은 연체대출비율 6.84%, 고정이하여신비율 8.74%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연체대출비율은 9.92%,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62%였다. 웰컴저축은행도 연체대출비율 9.05%, 고정이하여신비율 13.73%로 업권 평균을 웃돌았다. 대형사 안에서도 수익성 회복과 건전성 개선이 같은 속도로 진행되지는 않는 모습이다.

중소형 저축은행의 부담은 더 컸다. 대아저축은행은 1분기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1.09%였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21.06%, 상상인저축은행은 19.24%, 스카이저축은행은 17.83%, 조흥저축은행은 16.95%를 기록했다. 업권 전체 고정이하여신비율이 8.6%였던 점을 감안하면 회사별 건전성 격차가 작지 않다.

연체율 부담도 일부 회사에 집중됐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1분기 말 연체대출비율은 16.97%였고, 상상인저축은행은 14.75%를 기록했다. 조흥저축은행과 스카이저축은행도 각각 14.50%, 12.64%로 두 자릿수 연체대출비율을 보였다. 다만 대아저축은행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았지만 연체대출비율은 0.77%로 낮아, 회사별 건전성 부담의 성격도 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금융회사가 보유한 여신 가운데 부실화 가능성이 큰 채권의 비중을 보여주는 대표 건전성 지표다. 이 비율이 높으면 신규 영업을 늘리기보다 부실채권 정리와 충당금 관리에 먼저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대형사는 자본 여력과 수익 기반으로 충당금 부담을 흡수할 여지가 있지만, 중소형사는 조달 여건과 수익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저축은행중앙회 취재에서도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체력 차이는 불가피하다는 설명이 나왔다. 중앙회 관계자는 “대형사와 중소형사는 버틸 수 있는 체력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업권 전체가 관리 국면에 놓여 있더라도 회사별 자본 여력과 수익 기반에 따라 영업 정상화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은 예금을 받는 수신기관이라는 점에서도 건전성 관리 부담이 크다. 카드·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와 달리 저축은행은 예금자 자금을 기반으로 영업한다. 개별사 부실이 예금자 불안과 시장 신뢰 문제로 번질 수 있어 대출 확대보다 리스크 관리가 앞설 수밖에 없다.

정부가 기대하는 서민금융 공급 기능도 결국 저축은행의 체력에 달려 있다. 대형사는 수익성 회복을 바탕으로 중금리대출과 사업자금 대출을 선별적으로 늘릴 여지가 있다. 중소형사는 연체율 관리와 부실채권 정리가 먼저다. 중저신용자와 자영업자 차주의 상환 여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신용대출 확대가 다시 대손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업권 전체로는 흑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회복의 질은 아직 고르지 않다. 투자수익에 힘입어 순이익을 늘린 대형사와 부실채권 부담이 큰 중소형사 사이의 격차가 이어지면 포용금융 공급도 일부 대형사 중심으로 제한될 수 있다. 저축은행업권의 하반기 과제는 수익성 회복을 실제 대출 공급 여력과 건전성 개선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문준혁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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