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이란전쟁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미국의 자산운용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로 보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약 4% 하락하며 지난 3월 초 이후 처음 배럴당 70달러선을 일시적으로 밑돌았다.
브렌트유 역시 5% 떨어지며 배럴당 72달러선까지 밀렸다.
유가 하락은 미국과 이란이 약 4개월간 이어진 갈등을 종식하기 위해 양해각서(MOU) 체결에 나서고 24일부터 호르무즈 해협에서 원유 수송이 본격적으로 재개된 데 따른 것이다.
전쟁으로 촉발된 고유가는 지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고조시켰다. 그러나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하락이 반드시 인플레이션 둔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24일 자사 웹사이트에 올린 보고서에서 "시장의 이야기가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둔화를 의미한다’에서 ‘유가 하락은 이미 과열된 경제에 더 많은 수요를 자극해 결국 인플레이션 심화로 이어진다’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전쟁 기간의 고점에서 하락했음에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여러 지표도 제시했다.
이어 "강력했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상보다 뜨거웠던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 그리고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기조로 이제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경제를 한층 더 과열시켜 결국 연준으로 하여금 조만간 금리인상에 나서도록 만들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유가는 지난 17일 미국과 이란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뒤 최근 고점 대비 하락세를 더 확대했다. 이후 합의의 세부 내용과 쟁점들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유가 하락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주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에너지 공급 차질에 따른 충격이 향후 세계 전기차 보급 확대로 상쇄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골드만삭스는 유가 쇼크가 점차 가라앉으면서 브렌트유 가격이 내년 말까지 지금보다 23% 정도 낮은 배럴당 50달러대 중반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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