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5건 보물 지정…美 경매서 분청사기 역대 최고가 기록
백의 걸친 관음보살 벽화·도난당했다 찾은 불상 등도 가치 인정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2018년 미국의 한 경매에서 분청사기 역대 최고가 기록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유물이 보물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26일 '분청사기 음각선어문 편병'과 '부산 범어사 대웅전 벽화',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 관음보살 벽화' 등 총 5건의 문화유산을 보물로 지정했다.
'분청사기 음각선어문 편병'은 15∼16세기경 전라 지역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물레로 둥근 병을 성형한 뒤, 몸통을 두드려 면을 만들고 굽을 깎은 편병(扁甁·자라 모양으로 만든 병) 형태로, 표면에 문양을 새겼다.
한쪽에는 물살을 헤엄치는 듯한 물고기 한 마리가, 다른 쪽에는 여러 선이 어우러진 기하학적 문양, 이른바 선문(線文·줄로 이루어진 무늬)이 남아 있다.
이 편병은 오랜 시간 타지를 떠돌다 돌아온 사연으로도 주목받았다.
일제강점기였던 1930년대 일본 소장가가 구입해 반출했으며, 이후 다른 유명 컬렉터가 소장하다 2018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병은 당시 경매에서 경합 끝에 낮은 추정가(15만 달러)의 20배가 넘는 313만2천500달러(수수료 포함·한화 33억2천500만 원 상당)에 낙찰됐다.
국가유산청은 "자유분방하면서도 조화로운 구성이 돋보이는 문화유산"이라며 "독창적이며 예술성이 뛰어나 보물로 지정해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범어사, 부안 내소사 등 주요 사찰의 문화유산도 이날 보물로 지정됐다.
'부산 범어사 대웅전 벽화'는 대웅전 내부 동·서쪽 벽에 그려진 불화 4점으로, 삼불 신앙의 세계가 어떻게 구현됐는지 보여주는 그림이다.
삼불 신앙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이후 황폐해진 불교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전통으로, 석가여래를 본존으로 두고 양옆에 약사여래와 아미타여래를 배치한다.
대웅전의 옆문 위쪽에는 관음보살도 벽화와 달마·혜가단비도 벽화가 각각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삼불 세계를 구현한 벽화와 관음보살·달마대사 벽화가 한 공간 안에 구현된 사례는 범어사 대웅전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 관음보살 벽화'는 대웅보전의 후불벽(後佛壁) 뒷벽에 그려진 작품으로, 백의(白衣)를 걸친 관음보살 모습을 표현했다.
당시 유행했던 불화 도상과 양식을 담고 있어 학술 가치가 크다.
완주 위봉사의 목조관음보살입상과 지장보살입상은 1605년 위봉사 북암에 봉안하기 위해 조성한 네 보살상 가운데 일부다. 현재 보광명전에 봉안돼 있다.
1989년 도난당한 뒤 2016년 다시 찾은 불교유산으로, 조선시대 보살상 중에서도 비교적 규모가 큰 편이라 불교 조각사 연구에서 중요한 자료로 여겨진다.
'여수 흥국사 제석천·천룡도'는 제석천도(帝釋天圖)와 천룡도(天龍圖)가 쌍을 이루며, 18세기에 활동한 화승 의겸(義謙·생몰년도 미상) 화파를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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