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금지구역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는 구호선에 탑승하려다 여권이 무효화된 활동가 김아현씨(활동명 해초)가 외교부의 여권 반납 명령에 반발해 제기한 행정소송의 첫 변론이 열렸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이날 김씨가 외교부장관을 상대로 낸 여권 반납 명령 처분 취소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김씨 측은 외교부의 처분이 절차적·실체적으로 모두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 대리인은 "긴급한 사유가 없음에도 사전 통지 절차가 생략됐고 처분 사유도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며 "가자지구 항해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지원하고 국제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평화적 활동"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처분으로 이동의 자유뿐 아니라 집회·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까지 제한받게 됐다"며 "외교부는 표면상으로는 김씨의 생명 보호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이는 자의적이고 위법한 처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외교부는 김씨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맞섰다.
외교부 측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 샘물교회 피랍 사건 이후 여권법이 개정된 점을 언급하며 "원고의 목적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당시 가자지구가 보복 공격 등으로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자국민 보호 의무를 지고 있으며, 이번 처분 역시 김씨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도 "김씨가 실제로 지난해 10월 가자지구로 향하던 중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가 석방된 전력이 있다"며 외교부의 재량권 행사 범위에 대해 양측 의견을 확인했다.
김씨는 재판 말미 직접 발언을 통해 "가자지구 항해는 세계 각국 시민이 참여하는 국제적 평화운동"이라며 "여권 무효화는 안전을 위한 조치라기보다 항해 자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종결하고 8월27일을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봉쇄에 반대하는 국제 구호선단에 참여했다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나포돼 현지 교도소에 수감된 뒤 석방됐다.
이후 재차 가자지구행 구호선단 참여 의사를 밝히자 외교부는 3월 여권 반납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김씨는 명령이 송달되기 전 출국했고, 여권법에 따라 여권 효력이 상실됐다.
김씨는 여권법 관련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도 신청했지만,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19일 이를 모두 각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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