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진입 시도 후 여권효력 사라지자 외교부 상대 소송…8월 27일 선고
(서울=연합뉴스) 김빛나 기자 = 여행금지지역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진입을 시도하다가 여권이 무효가 된 활동가 김아현씨(활동명 해초)가 관련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행정소송 변론이 25일 열렸다.
김씨 측은 해당 처분이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한 반면, 외교부 측은 김씨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맞섰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이날 김씨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여권반납명령 처분취소'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먼저 발언에 나선 김씨 측 대리인은 "외교부가 긴급한 사유가 없음에도 사전 통지 절차를 생략한 채 처분을 내렸고, 구체적인 사유도 밝히지 않았다"며 위법성을 주장했다.
이어 "원고의 항해는 집단학살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지원하고 국제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활동"이라며 "이 사건 처분으로 이동의 자유뿐 아니라 집회 및 결사의 자유 등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말했다.
또한 "여행금지 지역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의 여권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외교부는 표면상으로는 김씨의 생명 보호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이는 자의적이고 위법한 처분"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외교부 측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 샘물교회 피랍 사건을 언급하며 해당 처분이 김씨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반박했다.
외교부 측 대리인은 당시 사건 이후 위험 지역 방문을 제한하고자 여권법이 개정됐다고 언급하며 "원고의 목적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처분 당시 가자지구는 보복 공격 등이 이어져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국가는 원고를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해야 했고, 그 조치가 바로 이 사건 처분"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재판 말미에 직접 발언권을 얻어 "가자지구 항해는 전 세계 시민이 참여하는 공개적·국제적 평화운동"이라며 "여권 무효는 가자 방문 자체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항해를 저지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우리 국민의 생명·신체 보호와 관련된 사안"이라며 "여권법의 입법 취지와 처분이 기본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종결하고 8월 27일을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구호선단을 타고 여행금지 지역인 가자지구로 가다가 이스라엘군에 배가 나포돼 현지 교도소에 수감된 뒤 이틀 만에 풀려났다.
외교부가 여권 반납을 명령했으나, 이를 송달받기 전인 지난 3월 재항해를 위해 출국해 여권이 무효가 됐다. 여권법상 반납 명령을 수용하지 않으면 효력이 자동 상실된다.
여권이 무효가 된 뒤인 지난달 초 제3국에서 재차 가자지구행 구호선박에 탑승한 김씨는 가자지구 인근 해상에서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가 석방돼 귀국했다.
김씨는 여권을 다시 신청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외교부는 여행금지지역인 가자지구 방문을 재차 시도하지 않는다고 약속해야 재발급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씨는 해당 여권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으나 지난달 19일 헌법재판소 사전심사에서 각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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