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디애나주의 코코모 지역이 K-배터리 전초 기지로 급부상했다. 배터리 최대 고객인 완성차 기업 생산 공장들의 지척에 자리한 지리적 이점과 기업 유치를 위한 주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덕분에 일찌감치 코코모 지역을 생산 거점으로 선택한 삼성SDI의 북미 지역 공략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삼성SDI는 지난 2022년 5월 미국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와 코코모 지역에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기지 구축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공장 건립에 나선 상태다.
인프라·물류·인력 삼박자 갖춘 인디애나주 코코모…주 정부 파격 혜택 수혜자 삼성SDI
인디애나주 코코모시는 1894년 미국 최초의 상용 자동차로 평가받는 헤인즈 자동차의 시험 주행이 이뤄진 지역으로 오랜 기간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삼성SDI와 배터리 공장 합작법인을 설립한 스텔란티스의 엔진·변속기·주조 공장 등 다수의 생산 시설도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또 인근에는 디트로이트를 기점으로 한 미시간주 자동차 클러스터를 비롯해 오하이오, 일리노이, 켄터키 등 주요 완성차 생산 시설이 밀집해 있다. 통상 배터리는 중량이 무겁고 운송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완성차 공장과의 근접성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입지 조건은 향후 고객사를 다변화할 경우 물류비용 감축 등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발휘할 전망이다.
풍부한 노동력과 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 역시 코코모시의 강점으로 꼽힌다. 오랜 기간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해 온 인디애나주에는 관련 전문 인력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또한 주 정부는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산업 구조를 배터리 및 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차세대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해 과거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복안이다.
미국 완성차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SDI는 인디애나 주 정부 지원 정책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된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지난 2022년 5월 코코모시에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해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를 설립했다. 스타플러스에너지 지분 구조는 삼성SDI 51%, 스텔란티스 49% 등이다. 이후 연간 33GWh 생산 능력을 갖춘 1공장 건립에 돌입했고 올해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주로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기반의 ESS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SDI는 1공장 인근에 연간 34GWh 생산 능력을 갖춘 2공장을 추가로 건립 중이다. 2027년 초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는 합작법인 설립 초기부터 인디애나 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지난 2022년 1공장 건설 초기 인디애나 경제개발공사(IEDC)는 현금 성과보조금(Cash Performance Grant) 명목으로 총 1억2500만달러(한화 약 1920억원)를 지원했다. 경제개발 세액공제(EDGE)를 통해 3750만달러(한화 약 576억원)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또 인력 양성 프로그램(Skills Enhancement Fund) 지원금 200만달러(한화 약 30억원)를 추가로 지급했다. 같은 해 주 정부는 재개발 지원 프로그램(RTC Loan)을 통해 약 3억1000만달러(한화 약 4760억원) 규모의 대출 및 채권 금융을 지원하기도 했다. 신규 공장 건설과 관련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였다.
애리조나 주 정부는 지난 2023년 2공장 건립 계획 발표 이후 이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 사격에 나섰다. 당시 인디애나 주 정부는 총 2억1960만달러(한화 약 3375억원)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승인했다. 세부적으로는 현금 성과보조금 1억1500만달러(한화 약 1767억원), 조건부 세액공제 5950만달러(한화 약 916억원), 직업훈련 지원금 200만달러(한화 약 30억원) 등이었다. 코코모시도 지원에 가세했다. 공장 설비에 대해 20년간 개인재산세를 전액 감면하고 건물에 대해서는 10년간 부동산세 100% 감면 혜택을 제공했다. 또한 공장 부지 개발 및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7800만달러(한화 약 1200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각종 인허가 수수료도 면제해줬다.
인디애나 주 정부의 지원은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산업개발보조금기금(Industrial Development Grant Fund)을 통해 200만달러의 현금 보조금을 지급했고 재개발 세액공제 프로그램(Redevelopment Tax Credit Program)을 통해 5400만달러 규모의 세금 공제 혜택을 추가로 승인했다. 이러한 지원은 약 32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와 1400명의 현지 인력 직접 고용을 조건으로 이뤄졌다.
기업 유치에 사활 건 인디애나 주 노력 결실…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상권 활성화도
차세대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주 정부의 시도는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다. 일례로 삼성SDI 배터리 공장 건립·가동을 계기로 코코모시의 경제 및 사회적 지형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청정에너지 투자 열풍으로 인해 현지에 새로운 형태의 한인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다며 코코모시를 주요 사례로 지목했다. 당초 코코모시는 한인 인구 비중이 낮았던 중서부의 전형적인 제조업 도시였으나 삼성SDI의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가동 이후 한국인 주재원과 기술 인력,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대거 유입되며 지역 사회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리적 이점 또한 상당하다. 코코모시는 미국 중서부 자동차 산업 벨트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다. 인근에는 디트로이트를 기점으로 한 미시간주 자동차 클러스터를 비롯해 오하이오, 일리노이, 켄터키 등 주요 완성차 생산 시설이 밀집해 있다. 이러한 입지 조건은 향후 스텔란티스 외의 완성차 업체로 고객사를 다변화할 경우에도 물류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풍부한 숙련된 제조 인력 역시 코코모시의 강점으로 꼽힌다. 오랜 기간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였던 만큼 현지에는 관련 전문 인력이 충분히 확보돼 있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생산 인력을 신속하게 수급할 수 있었으며 인디애나주 또한 공공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인력 공급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인디애나주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 또한 코코모시의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다. 인디애나주는 전통적으로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였으나, 최근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산업 구조 개편이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이에 최근 주 정부는 스타플러스에너지를 필두로 배터리 및 첨단 제조업 생태계를 조성해 차세대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스타플러스에너지 설립 이후 코코모시의 경제 및 사회적 지형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청정에너지 투자 열풍으로 인해 현지에 새로운 형태의 한인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다며 코코모시를 주요 사례로 지목했다. 당초 코코모시는 한인 인구 비중이 낮았던 중서부의 전형적인 제조업 도시였으나 스타플러스에너지의 공장 건설과 가동 이후 한국인 주재원과 기술 인력,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대거 유입되며 지역 사회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코모시에 유입된 한국인이 약 800명을 넘어서면서 기존에 전무했던 한국 식당은 7곳으로 증가했다. 한국어 예배를 운영하는 교회도 설립됐다. 현지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한국인 근로자를 위한 주거 시설을 추가로 조성하고 있다. 현지 개발업자와 한국인 사업가들이 협력해 코코모 시내에 한국 식료품점, 이발소, 주거 시설 등을 포함한 '코코타운(Kokotown)' 조성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삼성SDI 배터리 공장들이 100% 가동될 경우 직접 고용 인원만 2800명에 달할 전망이다. 관련 소부장 기업과 물류·건설 협력사들의 동반 진출까지 고려하면 지역 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전문가들은 삼성SDI와 같은 글로벌 기업을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과의 동반 성장을 도모해 지역 경제 전반에 걸친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인디애나 주 정부의 전략은 우리나라 지자체들이 벤치마킹해야 할 만한 사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계수 세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디애나 주 정부가 공격적인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단순히 일자리 창출이라는 지역 활성화를 넘어 중국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공급망을 자국으로 끌어 들여 공급망 안정성을 극대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적 포석이다"고 설명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의 기존 생산 인프라를 결합해 물류 및 인력 비용을 최적화한 것은 매우 효율적인 전략이다"며 "특히 단순한 공장 설립에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에도 기여하면서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글로벌 경영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과 지자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매우 모범적인 상생의 모델이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고민하는 우리나라 지자체들이 참고할 만한 사례다"고 강조했다.
일련의 사안과 관련, 삼성SDI 관계자는 "당사는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에너지를 설립하면서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인재 고용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진행했고, 주 정부, 시 정부 등으로부터 이와 관련된 인센티브 등 혜택을 받고 있다"며 "코코모시 지역 이벤트 등에도 법인 임직원들이 참여하며 상생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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