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장급 "공소청·중수청법, 전 세계 없는 기형·변태적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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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장급 "공소청·중수청법, 전 세계 없는 기형·변태적 시스템"

이데일리 2026-06-25 16:28:01 신고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현직 검사장급 검사가 제정 공소청법·중수청법이 우리 헌법이 수용한 ‘검찰제도’ 자체를 폐지하려는 것으로 위헌이라고 정면 비판하며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기형적·변태적인 시스템으로 이대로 진행된다면 범죄천국·피해지옥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25일 오후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제11회 형사사법포럼에서 박영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사회를 보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25일 오후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제11회 형사사법포럼에서 박영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사회를 보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법무연수원(원장 직무대리 박진성)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원장 정웅석)은 25일 오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대변화의 시대, 형사사법의 방향”을 주제로 검사·변호사·법학교수 등 법조계 관계자와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1회 형사사법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첫 번째 토론 세션 사회를 맡은 박영진(사법연수원 31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배포한 의견서 ‘제정 공소청법·중수청법 등에 대한 소견’을 통해 “검찰의 부실·편파·과잉수사 등 일부 문제점과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제정 공소청법·중수청법 등은 우리 헌법이 수용한 일반적인 ‘검찰제도’ 내지 ‘검사제도’ 자체를 폐지하려는 것으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은 2005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임관해 수원지검, 법무부, 대검 검찰연구관, 서울고검 검사, 대검 형사1과장, 서울중앙지검 2차장,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전주지검 검사장 등을 역임한 검찰 내 대표적 엘리트 검사다. 지난해 7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지난해 11월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당시 검찰 내부망에 조직을 향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직언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박 위원은 “검찰이 비판을 받는 주된 지점은 대개 정치적 직접 수사 사건에 있고 대다수의 일반 형사사건은 관련이 없음에도 검사제도·검찰제도를 전면적으로 폐지하는 것에 많은 검사들이 깊은 우려와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박 위원은 우리 헌법이 제헌 이전부터 프랑스→독일→일본을 거쳐 계수된 역사적 전통 위에서 탄핵주의와 국가소추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대륙법계 직권주의적 검찰·검사 제도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895년 법부령 제2호 검사직제 규정 이래 1949년 검찰청법, 2020년 개정 검찰청법에 이르기까지 검사의 범죄수사·공소 제기 및 유지 직무권한이 일관되게 유지돼 왔다는 것이다.

그는 헌법 차원에서도 제헌헌법부터 현행 헌법까지 ‘검찰총장’을 명문화하고, 1963년 제5차 개헌 이후에는 영장신청권자로서 ‘검사’를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지난 2022년 헌법재판소 다수의견도 “검찰제도의 연원과 본질을 고려하지 않은 헌법해석의 오류”라고 정면 반박했다. 수사권 전면 박탈과 실질적 사법통제 봉쇄가 명백히 자의적이거나 현저히 부당하지 않다고 본 다수의견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반면 소수의견(4인)이 “‘소추기능’은 법률로 폐지할 수 없는 국가기능이고 검사는 준사법기관으로서 피해자의 절차적 기본권 보장 의무까지 진다”고 본 것이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박 위원은 소위 ‘수사·기소 완전 분리 원칙’도 허구이며 그 본질은 ‘검찰 해체’라고 규정했다.

그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수사는 공소 제기·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활동이며 헌재 결정 역시 검사는 행정기관이면서 동시에 사법기관인 준사법기관이라고 설명한다”며 “대륙법계·영미법계 어느 나라도 수사권과 실질적인 사법통제권 등 제도적으로 검사를 수사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입법례는 없다”고 단언했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론에 대해서도 구체적 반론을 폈다. 기소 송치 사건에서 피의자 알리바이가 확인되거나, 경찰 불송치 후 이의신청 사건에서 고소인이 확보한 자백·보강증거로 혐의가 입증된 경우를 예시로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변호인 참여권·위법수집증거 배제 법칙·전문법칙 등 적법절차 원칙이 적용되는지 반문했다. “검사가 직접 구속수사를 못 한다면 구속취소·석방은 할 수 있는가, 그 구속취소는 수사의 일환인가”라는 근본적 의문도 던졌다.

박 위원은 현재 입법을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기형적·변태적인 시스템”이라고 규정했다. 공소청·중수청이 100일 후 정상 시행되려면 형사소송규칙 등 대법원 규칙, 수사준칙 등 대통령령, 검찰사건사무규칙 등 법무부령, 대검 훈령·예규 약 300개, 지침 100개, 업무지시 600개를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별검사·군검사·공수처 검사와의 권한 체계 정합성 문제, 군검찰에는 왜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지 등도 미해결 과제로 남는다고 꼬집었다.

박 위원은 “2021년 이후 형사사법 실무현장은 이미 붕괴되고 있고, 이대로 진행된다면 단연 ‘범죄천국, 피해지옥’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검찰제도와 형사사법제도가 정치적 유불리에 따른 쟁의의 대상이 된 결과 우리나라 법치주의와 국민들에게 어떠한 피해를 야기하게 되는지 분명히 기억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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