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및 경영 방식이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키고 대규모 투자자 피해를 유발했다는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자본시장 내 사모펀드 관련 규제 공백을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정치권과 노동계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25일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법원이 홈플러스 채권자협의회와 주주, 노동조합 측에 회생절차 폐지와 관련한 의견조회 공문을 발송하면서 파산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기업의 존속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를 향한 책임론이 각계에서 제기되는 양상이다.
앞서 지난 23일 최근 한 독립 탐사보도 매체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안수용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현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대주주의 무리한 차입매수(LBO) 방식과 지속적인 자산 매각을 지목했다.
안 지부장은 홈플러스가 2015년 이전까지 업계 상위권의 우량 기업이었으나, MBK가 7조2000억원 규모로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약 5조원가량을 홈플러스 명의의 부채로 조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업이익이 발생해도 부채 상환에 우선적으로 쓰이는 재무 구조가 고착화됐으며, 대주주는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목적으로 주요 우량 자산을 지속적으로 매각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주주는 재무적 손실을 피하고 손쉽게 엑시트하기 위해 회생 절차를 활용하려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자산 매각과 유동화 과정에서 발생한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투자자들의 대규모 피해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기업의 회생 신청이 예견되는 상황에서도 전단채가 시장에서 계속 차환 발행되도록 방치해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관련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6일 서울 종로구 MBK 본사 앞에서 대주주의 책임 있는 자본 확충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당국과 사법기관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홈플러스의 재무 담당 임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사법당국은 전단채 발행 경위와 이 과정에서 대주주인 MBK 측의 지시나 법적 책임 소지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개별 기업의 부실을 넘어선 자본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규정하고 강도 높은 제도 개선을 예고했다. 박 의원은 "사모펀드가 기업이 보유한 장부상 부동산 가치를 노리고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인수한 뒤, 핵심 자산을 팔아 이익만 챙기는 행태가 제지 없이 이루어졌다"며 펀드 감독 체계의 규제 공백을 질타했다.
그는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 남용 방지를 명시한 헌법 제119조 2항을 근거로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기업 인수 후 주요 자산 매각이나 대규모 차입이 발생할 경우 금융감독기관에 대한 보고를 의무화하는 등, 사모펀드 관련 규율을 유럽연합(EU) 수준으로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이다. 아울러 검찰의 신속한 수사와 금융감독원의 철저한 제재 심의 등 당국의 책임 있는 조치도 함께 주문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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