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캐즘·고금리 장기화에 전략 바꾼 車업계…하반기 승부처는 '대형 HEV·프리미엄 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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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캐즘·고금리 장기화에 전략 바꾼 車업계…하반기 승부처는 '대형 HEV·프리미엄 EV'

비즈니스플러스 2026-06-25 08:50:22 신고

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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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과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국내외 완성차 업계가 전동화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순수 전기차(EV) 중심의 공격적인 확장 전략에서 벗어나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목적기반차량(PBV) 등을 앞세운 실용주의 노선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는 단순한 신차 경쟁을 넘어 전동화 과도기 수익 모델의 성패가 판가름나는 분기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전기차 보급 속도를 조절하면서도 수익성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가 완성차 업체들의 최대 경영 화두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대중차 시장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반면 프리미엄 시장은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을 앞세운 고급화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업계와 증권가에선 "누가 더 많은 전기차를 판매하느냐보다 누가 더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느냐가 중요한 시기"라고 평가한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속도 조절'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무리한 전기차 생산 확대보다 소비자 수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파워트레인 전략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북미 시장에서는 충전 인프라 불균형, 보조금 축소, 전기차 감가상각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기준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친환경성 자체가 구매 결정의 핵심 요소였다면 현재는 연비와 유지비, 중고차 가치 등을 포함한 총소유비용(TCO)이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완성차 업체들의 제품 전략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대형 SUV와 하이브리드 모델 비중을 늘리고 전기차는 프리미엄 및 고부가가치 영역 중심으로 운영하는 전략이 확산되는 배경이다.

현대자동차는 대형 하이브리드 SUV와 프리미엄 전기 SUV를 양축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신형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현대차의 대표 수익성 차종으로 자리잡고 있다. 새롭게 개발된 2.5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300마력을 웃도는 성능과 높은 연비를 동시에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해당 모델이 기존 디젤 SUV 수요를 사실상 대체하는 것은 물론 미니밴 수요 일부까지 흡수하며 대형 패밀리카 시장의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한다.

아이오닉 9 역시 현대차 전동화 전략의 핵심 모델이다. E-GMP 플랫폼 기반의 대형 전기 SUV로 110.3kWh 대용량 배터리와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장거리 주행 경쟁력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상품성 개선과 편의사양 확대를 통해 프리미엄 패밀리 EV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서는 아이오닉 6 N이 주목받는다. 600마력 이상급 듀얼모터 시스템과 가상 변속 기술 등을 통해 전동화 시대에도 주행 성능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현대차 N 브랜드 전략이 집약된 모델이다.

올해 하반기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브랜드는 제네시스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최초 하이브리드 모델인 GV80 하이브리드 출시를 통해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시장 진입에 나설 예정이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TMED-Ⅱ 적용이 예상되며 정숙성과 연비, 주행 질감을 동시에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에선 프리미엄 소비자층에서도 전기차 충전에 대한 부담과 중고차 가치 하락 우려가 확대되면서 고급 하이브리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GV80 하이브리드는 이러한 시장 변화를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한 모델로 평가된다.

제네시스는 EREV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EREV는 엔진을 구동용이 아닌 발전용으로 활용하고 실제 차량은 전기모터가 움직이는 구조다. 충전 인프라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전기차 수준의 주행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전동화 기술이다.

시장에서는 제네시스 EREV 모델이 향후 북미 시장 공략의 핵심 카드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초대형 전동화 SUV GV90도 제네시스 브랜드 가치를 결정할 전략 차종으로 꼽힌다. 일부 모델에는 코치도어와 레벨3 수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적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판매량 자체보다 브랜드 위상 강화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기아는 EV4와 타스만, 그리고 PBV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EV4는 전기차 대중화의 시험대에 오른 모델이다. 업계에서는 EV4가 향후 국내 전기차 시장의 가격 기준과 수요 구조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500km 안팎의 주행거리와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볼륨 모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통 픽업트럭 타스만은 기존 승용차 중심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한 전략 차종이다. 캠핑과 오프로드 문화 확산에 따라 새로운 수요 창출이 기대된다. 향후 전동화 모델 추가 여부도 시장의 관심사다.

기아의 PBV 전략 역시 주목받고 있다. PV5를 시작으로 물류, 승합, 법인 운송 등 다양한 목적에 맞춘 맞춤형 모빌리티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PBV가 향후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성장 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반격이 본격화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MMA 플랫폼 기반 CLA EV를 통해 차세대 전동화 전략을 시작한다. 800V 시스템과 고효율 설계를 통해 주행거리와 충전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BMW는 노이어 클라세 기반 차세대 iX3를 앞세워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자동차 경쟁력이 단순한 기계 성능보다 차량 운영체제(OS)와 사용자경험(UX), 데이터 활용 역량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전략이다.

아우디 역시 PPE 플랫폼 기반 A6 e-tron과 SUV 라인업 확대를 통해 시장 점유율 회복을 노리고 있다.

업계에선 독일 브랜드들이 전기차 판매보다 소프트웨어 기반 수익 창출 모델 구축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구독형 기능과 디지털 서비스, 차량 내 콘텐츠 사업 등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도 중요한 변수다.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유럽과 동남아, 중남미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배터리부터 완성차 생산까지 수직계열화된 공급망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중국발 가격 경쟁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량 확대보다 수익성 중심 전략을 채택하는 배경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르노코리아와 KG 모빌리티(KGM) 역시 생존 전략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패밀리 SUV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KGM은 무쏘 EV와 차세대 SUV를 통해 전기 픽업 및 PHEV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인증 중고차 사업과 잔존가치 보장 프로그램 확대 역시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증권가에선 2026년 하반기 자동차 시장의 승자가 반드시 전기차 판매량 1위 업체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하이브리드와 EREV, EV, PBV를 유연하게 조합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소프트웨어 경쟁력까지 갖춘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 산업은 내연기관에서 순수 전기차로 단번에 이동하는 구조가 아니라 다양한 전동화 기술이 공존하는 과도기"라며 "연비와 유지비, 충전 편의성, 디지털 서비스 등 소비자가 실제 체감하는 가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공하느냐가 향후 시장 판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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