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과 보건복지부가 24일 결식아동 급식카드 운영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부적정 사용 근절과 미사용 충전금 방치 해소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권고했다.
◆부모가 자녀 급식카드로 술·담배 구입…13개 시도서 적발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급식카드를 운용 중인 182개 지방정부의 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하고, 17개 광역시·도별 1~2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병행한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조사 결과, 서울·인천·부산·광주를 제외한 13개 광역시도에서 급식카드로 술·담배를 구매한 내역이 확인됐다.
ㄱ시 거주 A는 초등학생 자녀의 급식카드로 일반마트에서 세제·휴지와 함께 담배를 구매(총 27만 원)했고, ㄴ시 거주 B는 과일 구매 시 맥주를 함께 결제(총 4.2만 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편의점은 기술적 차단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나, 대부분의 일반마트는 이러한 시스템이 설치되지 않아 부적정 사용이 가능했다.
◆허위결제·카드 위탁 등 조직적 부정사용도 확인
식당을 운영하는 결식아동 부모가 자신의 가게에서 급식카드 충전금 전액을 허위 결제한 사례가 전국 55명, 약 1억 7천만 원 규모로 확인됐다.
ㄷ시 거주 C는 중학생 자녀에게 발급된 급식카드로 자신이 운영하는 분식 가게에서 2022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일일 한도 3만 원씩, 총 1,295만 원을 허위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근 마트에 급식카드를 맡겨두고 허위결제 후 생활용품을 일시 구매하는 수법도 적발됐다.
ㄹ시 거주 D는 일일 한도 4만 원으로 허위결제 후 29만 원 상당 생활용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총 230만 원을 집행했고, ㅁ시에서도 부모 6명이 동일 수법으로 총 1,100만 원을 집행한 사례가 확인됐다.
◆카페·오락시설·심야시간 사용도 만연
2025년 1월부터 8월까지 182개 지방정부의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전체 발급카드의 약 14%(2만 2천 장)가 식사와 무관한 업종에서 1회 이상 사용됐다.
카페에서 약 11억 원, 학원·병원·미용실 등 생활시설에서 약 1억 4천만 원, 술집에서 약 700만 원, PC방·만화방 등 오락시설에서 약 500만 원이 집행됐다.
심야시간(22시~익일 06시) 결제도 전체 급식카드 결제금액(2,096억 원)의 약 4.4%인 93억 원에 달했다.
심야 사용처는 편의점(약 40억 원), 일반음식점(약 37억 원), 카페(약 3.2억 원) 순이었다.
◆아동학대 피해 아동 분리 후에도 부모가 카드 사용
급식카드 발급 및 자격변동 관리도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지방정부는 복지정보 통합시스템인 ‘행복e음’에 대상 아동을 등록하지 않고 별도 시스템으로만 관리해, 가상의 사용자 명의로 카드를 발급하는 것도 가능한 상태였다.
아동이 시설에 입소하거나 사망한 후에도 급식카드가 계속 사용된 사례도 확인됐다.
아동학대로 보호시설에 입소된 아동 14명의 카드가 부모에 의해 약 550만 원 사용됐고, 사망한 아동의 카드가 계속 사용된 사례(1명, 61만 원)도 있었다.
◆연간 171억 원 소멸…낙인감·사용법 미숙지가 원인
2024년 기준 급식카드 충전액 중 소멸된 금액은 총 171억 원으로, 전체 충전금액(약 2,207억 원)의 7.8%에 달했다.
충전금액의 10%도 쓰지 않은 아동도 4,8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카드 사용 시 낙인감 우려와 사용방법 미숙지가 주된 원인으로 확인됐다.
◆정부, 가맹점·시스템·안내 전면 개선 방침
정부는 일반마트까지 술·담배 등 금지품목 결제제한 시스템을 확대하고, 도입이 어려운 소형마트에 대해서는 구매내역 수시 점검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술집 등 부적정 업종은 가맹점 등록이 자동 제한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심야시간 이용도 제한할 예정이다.
자격변동 관리를 위해서는 행복e음 시스템의 변동 알림 기능을 연내 개선하고, 지방정부의 급식카드 발급시스템과 행복e음 간 정보연계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미사용 충전금 문제에 대해서는 잔액 문자알림 발송과 카드 디자인 개선을 통한 낙인감 해소 조치를 병행한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아동급식카드의 본래 취지에 맞게 부적절한 품목 결제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가맹점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행복e음 시스템을 정비해 대상자의 자격변동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수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장은 “급식카드의 경우 장점도 있지만 도시락·반찬 배달 등 급식지원 제도 취지에 보다 부합하는 대안의 검토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메디컬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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